미래통합당이 "악플을 단 네티즌을 고소한 배우 정준이 정작 미래통합당과 황교안 당 대표의 기사에 꾸준히 악플을 달아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래통합당 당원모임은 19일 한경닷컴에 "당과 황교안 대표에 대해 도를 넘는 악플을 꾸준히 달아온 연예인 정준과 21명의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정준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다룬 기사에 '응 죽기를 각오해라, 잘가'라는 악플을 달았고, 이학재 미래통합당 의원의 기사에는 '빙신'이라는 악플을 달았다"면서 "황교안, 손학규·정동영 회동 기사에는 '퇴물들'이라는 악플을, 송언석 의원의 기사에는 '개쓰레기 자식'이라는 악플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15년 새누리당 관련 기사에 '친일파라고 욕해도 그 당 또 뽑는 게 더 신기해요' 등 수년간 지속적인 미래통합당에 악플을 달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악플을 단 아이디가 정준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앞 4글자(m223****)가 일치한다"며 "정준 역시 악플을 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회자됐다.
이에 정준은 18일 새벽 자신의 악플 의혹 제기한 글을 캡처해 공개하며 "댓글 전 못달아여? 제가 욕을 했나요? 당신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을 씨라고 하는데 국민으로서 이야기해야죠. 제가 투표해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인데요! 열받지 마세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라고 썼다.
당 관계자는 "문제의 댓글을 단 사람이 본인임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라면서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별대우할 이유는 없다. 수차례 예고한 대로 무관용 원칙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정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준 인스타 악플 고소한댄다'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악플을 캡처해 게재했다. 악플러들은 "저도 대강 저 놈의 행적을 안다. 겉멋으로 교회 다니며 등에 칼 꼽은 놈", "교회 저렇게 다니면 안 되는데 어느 교회길래 저 지경으로 만들었을까"라며 막말을 달았다. 정준은 "공개적으로 하는 거라 끝까지 갈 거다. 내용 다 캡처했다. 지워도 소용없다.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고통 받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가야겠다"고 강경 대응을 선포했다.
앞서 정준은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여러 차례 게재한 바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악플러들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최근 판례는 김성태 의원에 ‘븅응신인’ 댓글 단 50대가 1심 무죄를 받았다가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재판부는 "댓글에는 김 의원을 모욕하는 표현만 있을 뿐 어떠한 사실관계나 그에 대한 논리적 의견을 밝힌 부분은 전혀 찾을 수 없다"며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미래한국당이 악플러들에 대한 법적대응을 예고한 만큼 정준이 실제 다른 기사에 악플을 달아왔는지 여부는 향후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한편 네이버는 악성 댓글을 막기 위해 사용자가 뉴스 기사에 쓴 댓글 이력을 전면 공개한다.
예전에는 네이버 뉴스 댓글 작성자가 지금까지 작성한 모든 댓글의 목록을 남에게 공개할지 말지 스스로 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 본인 뜻과 상관없이 모두 드러나게 되면서 악플이 줄어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정준, 악플러 고소 철회 "난 대인배, 용서하겠다..고소 안 하기로"본 '미래통합당, 정준 등 악플러 21명 고소하겠다' 기사가 보도된 후 정준은 인스타그램에 "악플러 분들 용서해 드리겠다. 나는 대인배라 고소 안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에 한경닷컴의 기사를 캡처해서 올리고 "제가 쓴 댓글에 기분이 나쁘셨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한다"면서 "배우 정준으로 쓴 댓글이 아닌 국민으로서 조용히 쓰려고 한 것이다"라고 해명하며 자신이 쓴 댓글이었음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