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보수는 ‘성장’만을, 진보는 ‘퍼주기’만을 이야기했습니다. 튼실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보수 진영이 제시할 대안이 돼야 합니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자(서울 강남병·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 세력이 성장만 외칠 게 아니라 제대로 설계된 분배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 당선자는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통계청장 등을 지낸 ‘경제통’이다.

그는 무분별한 ‘퍼주기’식 정책 대신 소외된 계층을 사회안전망에 포함시키는 일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나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상당수가 현재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 그는 “고용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사각지대가 더 커질 것”이라며 “자영업자 등을 사회안전망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필요한 재원으론 현재 ‘무차별 복지’에 쓰이는 돈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 등 기술 발달로 소득 파악이 예전보다 쉬워졌다”며 “잘 조준된 맞춤형 복지정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그는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사회안전망 구축 기반을 다진 건 진보가 아니라 보수 정권과 사용자 측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낙수효과 회의론으로 국민이 소득주도성장을 택했다는 점을 보수 진영이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안전망 인프라 구축을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일’에 비유했다. 그는 “턱없이 부족한 공공고용서비스 질을 높이는 일도 시급하다”며 “인프라 구축 없이 ‘퍼주기’만 하다간 한국도 남미처럼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