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건재함을 과시하며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사진 속 등장한 차량을 지목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건재함을 과시하며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사진 속 등장한 차량을 지목하며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했다"며 김 위원장의 '보행장애' 가능성을 의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공개 활동에 나서면서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강조했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분석이 빗나갔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2일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준공식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건 20일 만이다.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탈북민인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강조한 바 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호 당선인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대북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며, 사망 시점으로 '지난 주말'을 언급하고 이번 주말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그러나 이날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오류가 드러났다. '북한에 대한 정확한 분석·전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정책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이들 당선인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전에 신뢰도가 추락한 것이다.

정부가 '특이 동향이 없다'고 거듭 밝혔음에도 이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신하고, 가볍게 다뤄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4·15 총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통합당 입장에서도 이번 논란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당선인에 대한 비판이 통합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출신으로 현재 무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이라는 출처를 밝히고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 수술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설이 제기될 만큼의 징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어떻게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태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제 분석이 빗나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김일성·김정일 사망 당시 제가 겪은 사례들에 근거해 현 상황을 분석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은 외무성 등 북한 최고위급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 기밀 사항이라 외부에서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