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복수국적 허용연령 '9년째 65세' 낮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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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서 여야 법 개정 공약…"병역 면탈 방지·국익 도움 방향"
동포들 "경제활동 장려·인재 유치 차원서 '45세' '55세' 하향" 요구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 여야가 공약으로 내세운 '복수국적 허용 완화'가 현실화할 지 동포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의원이 43명이 참여해 지난달 출범한 '세계한인경제포럼'의 대표를 맡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복수국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야가 힘을 모아 전향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국적법 개정 논의에 불을 지폈다.
2011년 국회는 국적법을 개정해 한국으로 귀국하고자 하는 재외동포에게 국내에서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전제로 복수국적 취득을 허용했다.
경제활동 연령기 동포가 복수국적을 취득할 경우 내국인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허용연령을 만 65세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후 동포사회는 줄기차게 연령을 낮춰달라고 요청했고, 정치권에서도 법 개정 움직임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무산됐다.
동포사회에서는 9년 전과 달리 동포사회와 모국 양쪽의 위상이 커져 윈-윈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부정적인 복수국적 시각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해 지금이 허용 연령을 낮출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 연령 완화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
복수국적 허용 연령 완화를 희망하는 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 동포사회가 주를 이룬다.
애초 동포사회가 고국에 요청한 것은 40∼50대부터였다.
해외 각지에서 기반을 닦은 동포 경제인을 활용해 모국과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은퇴 세대인 65세 이상으로 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병역 의무 만기가 만 38세이므로 그 이후부터 적용해야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영근 세계한인네트워크 회장은 "동포사회는 점차로 허용 연령이 내려갈 것을 기대했는데 9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치권에서도 동포사회 요청을 고려해 개정에 나섰다.
2013년에는 여야가 복수국적 허용 확대 등 재외동포 정책 개정을 공동 추진했으나 법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4년에는 45세로 낮추는 개정안과 55세로 낮추는 절충안도 나왔지만 시기상조라는 우려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현실화하지 못했다.
법무부가 60세로 개정하는 것을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당장 바꾸기보다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류됐다.
김 회장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1∼2018년 65세 이상으로 복수국적을 취득자가 1만1천203명으로 미미하다"며 "단순히 은퇴 세대의 거주 만을 고려한 연령 제한으로는 모국과 동포사회 양쪽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종환 한미동포권익신장위원회 대표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대비와 재외동포 인재 유치를 위해서도 복수국적 부여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복수국적 확대에 따른 부작용에만 신경 쓰다 보면 인재 활용과 경제성장이라는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포사회 최대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의 하용화 회장은 "세계화 시대에 이민자를 조국을 등진 자로 인식해 배척해서는 양쪽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한민족 경제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활용과 인적 자산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복수국적 허용 확대는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계적 추세 맞춰 허용 완화해야
중국, 인도, 동남아,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복수 국적을 금지하는 법도 없다.
징병제를 유지하는 한국에서는 병역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복수국적 허용 조건을 국적법에 명시하고 있다.
정치권이 선거때마다 복수국적 적용 확대를 약속하면서도 실제로 법 개정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병역 의무를 회피하면서 권리만 누릴 수 있다는 국민적 거부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허용 연령을 65세 이하로 낮추려는 법 개정안도 번번이 무산됐다.
임채완 전 전남대 교수는 "병역의무만 아니라면 다른 선진국처럼 복수국적에 연령 제한을 둘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연령 완화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최종적으로는 병역 이행 의무를 벗어난 40대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복수국적을 보유한 남성이 병역의무를 해소한 후에만 국적 포기가 가능하도록 한 국적법을 개정할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현행 국적법은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며 "병역 면탈 이유가 아닌 실거주 목적의 복수국적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역의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국적 포기를 허용 않는 나라로는 한국 외에도 독일, 그리스, 터키, 이란, 오스트리아, 베트남 등 11개국이 있다.
문제는 생활무대가 거주국으로 한국 국적자의 권리를 누릴 생각이 없으나 선천적으로 이중국적이 된 남성들이다.
이들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거나 입영 의무 면제 연령인 만 38세가 돼야 국적을 포기할 수 있다.
현지화해 이런 사정에 어두운 한인 2세들이 20년간 국적이탈 불가능, 모국에서 활동 제약, 거주국 내 공직 진출 불가 등의 불이익을 받아왔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국적 허용 국가들은 국적 포기 조건으로 해외 상주, 병역 의무 이행 등을 내걸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처럼 10년 이상 해외 거주를 했거나 국적을 가진 다른 나라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한 경우 국적이탈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걸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정우 미주 서남부한인연합회 회장은 "대부분 한인 2세들은 법 규정은 물론이고 본인이 복수국적자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수국적 허용 완화를 하되 악용하는 방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한인민주회의 김성곤 수석부의장은 "복수국적만 취득하고 거주국으로 돌아가 살면서 한국의 복지 혜택 등만 누리는 얌체족이 생기지 않게 구체적인 단서 조항을 다는 등 대책을 세우는 한편 복수 국적자가 양국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동포들 "경제활동 장려·인재 유치 차원서 '45세' '55세' 하향" 요구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 여야가 공약으로 내세운 '복수국적 허용 완화'가 현실화할 지 동포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의원이 43명이 참여해 지난달 출범한 '세계한인경제포럼'의 대표를 맡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복수국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야가 힘을 모아 전향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국적법 개정 논의에 불을 지폈다.
2011년 국회는 국적법을 개정해 한국으로 귀국하고자 하는 재외동포에게 국내에서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전제로 복수국적 취득을 허용했다.
경제활동 연령기 동포가 복수국적을 취득할 경우 내국인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허용연령을 만 65세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후 동포사회는 줄기차게 연령을 낮춰달라고 요청했고, 정치권에서도 법 개정 움직임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무산됐다.
동포사회에서는 9년 전과 달리 동포사회와 모국 양쪽의 위상이 커져 윈-윈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부정적인 복수국적 시각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해 지금이 허용 연령을 낮출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 연령 완화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
복수국적 허용 연령 완화를 희망하는 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 동포사회가 주를 이룬다.
애초 동포사회가 고국에 요청한 것은 40∼50대부터였다.
해외 각지에서 기반을 닦은 동포 경제인을 활용해 모국과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은퇴 세대인 65세 이상으로 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병역 의무 만기가 만 38세이므로 그 이후부터 적용해야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영근 세계한인네트워크 회장은 "동포사회는 점차로 허용 연령이 내려갈 것을 기대했는데 9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치권에서도 동포사회 요청을 고려해 개정에 나섰다.
2013년에는 여야가 복수국적 허용 확대 등 재외동포 정책 개정을 공동 추진했으나 법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4년에는 45세로 낮추는 개정안과 55세로 낮추는 절충안도 나왔지만 시기상조라는 우려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현실화하지 못했다.
법무부가 60세로 개정하는 것을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당장 바꾸기보다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류됐다.
김 회장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1∼2018년 65세 이상으로 복수국적을 취득자가 1만1천203명으로 미미하다"며 "단순히 은퇴 세대의 거주 만을 고려한 연령 제한으로는 모국과 동포사회 양쪽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종환 한미동포권익신장위원회 대표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대비와 재외동포 인재 유치를 위해서도 복수국적 부여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복수국적 확대에 따른 부작용에만 신경 쓰다 보면 인재 활용과 경제성장이라는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포사회 최대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의 하용화 회장은 "세계화 시대에 이민자를 조국을 등진 자로 인식해 배척해서는 양쪽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한민족 경제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활용과 인적 자산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복수국적 허용 확대는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계적 추세 맞춰 허용 완화해야
중국, 인도, 동남아,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복수 국적을 금지하는 법도 없다.
징병제를 유지하는 한국에서는 병역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복수국적 허용 조건을 국적법에 명시하고 있다.
정치권이 선거때마다 복수국적 적용 확대를 약속하면서도 실제로 법 개정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병역 의무를 회피하면서 권리만 누릴 수 있다는 국민적 거부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허용 연령을 65세 이하로 낮추려는 법 개정안도 번번이 무산됐다.
임채완 전 전남대 교수는 "병역의무만 아니라면 다른 선진국처럼 복수국적에 연령 제한을 둘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연령 완화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최종적으로는 병역 이행 의무를 벗어난 40대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복수국적을 보유한 남성이 병역의무를 해소한 후에만 국적 포기가 가능하도록 한 국적법을 개정할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현행 국적법은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며 "병역 면탈 이유가 아닌 실거주 목적의 복수국적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역의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국적 포기를 허용 않는 나라로는 한국 외에도 독일, 그리스, 터키, 이란, 오스트리아, 베트남 등 11개국이 있다.
문제는 생활무대가 거주국으로 한국 국적자의 권리를 누릴 생각이 없으나 선천적으로 이중국적이 된 남성들이다.
이들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거나 입영 의무 면제 연령인 만 38세가 돼야 국적을 포기할 수 있다.
현지화해 이런 사정에 어두운 한인 2세들이 20년간 국적이탈 불가능, 모국에서 활동 제약, 거주국 내 공직 진출 불가 등의 불이익을 받아왔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국적 허용 국가들은 국적 포기 조건으로 해외 상주, 병역 의무 이행 등을 내걸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처럼 10년 이상 해외 거주를 했거나 국적을 가진 다른 나라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한 경우 국적이탈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걸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정우 미주 서남부한인연합회 회장은 "대부분 한인 2세들은 법 규정은 물론이고 본인이 복수국적자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수국적 허용 완화를 하되 악용하는 방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한인민주회의 김성곤 수석부의장은 "복수국적만 취득하고 거주국으로 돌아가 살면서 한국의 복지 혜택 등만 누리는 얌체족이 생기지 않게 구체적인 단서 조항을 다는 등 대책을 세우는 한편 복수 국적자가 양국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