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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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사면 조건으로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시중의 잡범들에게나 하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이재오 고문은 "(수감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살인·강도나 잡범도 아니고, 한 나라의 정권을 담당했던 전직 대통령들 아니냐"며 "당사자들 입장에선 2년, 3년 감옥에서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고 했다.
이재오 전 의원(오른쪽)이 2020년 10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오 전 의원(오른쪽)이 2020년 10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오 고문은 "예를 들어서 전두환 시절에 김대중 대통령 사면할 때도 그런 일(사과 요구)은 없었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나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사면을, 정치범들을 사면하는데 너 반성하면 사면한다 이런 건 없었다"며 "우리가 군사정권 때 민주화운동 하고 감옥에 오래 살았다. 그럼 이제 이번에 8.15에 석방을 하니까 반성문 좀 써라. 그럼 우리가 무슨 잡아넣은 당신들이 반성해야지 우리가 뭐 반성하냐 하고 그냥 나오고 이랬다"고 말했다.

사면을 단행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며 "(사면에는)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지 않나. 찬성을 택하느냐, 반대를 택하느냐는 것은 사면권자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했다.

이 고문은 이낙연 대표가 갑자기 사면론을 주장한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는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고문은 "우리도 정권을 잡아봤지 않나? 여당 대표가 그 정도 이야기를 할 때는 청와대 쪽하고 청와대에서 이 대표의 건의의 수용 여부는 제쳐두고도 여당 대표가 청와대하고 그 이야기를 사전에 하는 게 수순"이라며 "사면권을 갖고 있는 사람(대통령)에게 사전에 귀띔이라도 하고 이야기를 해야지 여당 대표가 그냥 불쑥 그런 이야기 꺼냈다면 그거는 진짜 무모한 짓"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