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인데 비문도 '이니 예찬'…레임덕 없는 文 비결은? [정치TMI]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임기 말인데 높아도 너무 높은 文 지지율
보수 야권선 여론조사 신뢰도에 의문 품기도
장성철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운 좋은 대통령"
황태순 "적극적인 복지 정책으로 노인층 지지 얻어"
최진 "레임덕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도"
보수 야권선 여론조사 신뢰도에 의문 품기도
장성철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운 좋은 대통령"
황태순 "적극적인 복지 정책으로 노인층 지지 얻어"
최진 "레임덕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도"
올해 집권 5년 차를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이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5년 차에 모두 레임덕을 겪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임기 중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 3명이 연이어 성추문으로 낙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남북관계 개선 역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자영업자들 불만은 높아지고 있고,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도권 민심 이반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임기 후반까지 높은 지지율과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코로나19가 문 대통령에겐 오히려 호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몇몇 국가에서만 발생해 비교할 대상이 마땅히 없었다"면서 "반면 코로나19는 전세계적 현상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은 문재인 대통령 긍정평가 이유 1위로 꼽혀왔다.
장성철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운이 따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대응 체계가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보수 정권에서 비교적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해 문재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 수 있는 여력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에서 재정을 적극 집행하면서 체감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며 "대부분 악재(광역단체장 성추문 등)가 민생과 직접적 연관이 없었기 때문에 영향도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야당에 유력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점도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라며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못 받는 것이다. 대통령이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야당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철 소장은 또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당내 비문(비문재인) 인사들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각종 악재에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것"이라며 "과거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분열하며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했던 사례와 비교하면 문 대통령은 유리한 정치 지형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차기 대권주자가 임기 말 대통령 정책에 제동을 거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 이 과정에서 내부 분열이 일어나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일례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대권주자들은 문 대통령을 향한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비문 주자'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조차 "(현 정권과) 차별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복지정책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봤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노인들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이 크게 늘었다"며 "만 65세 이상이 되면 이런저런 형태로 보조금 등 이전소득을 지급하는 데다 코로나 때는 재난지원금도 주지 않았나. 이번에 코로나가 재확산하니 또 지원금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등 정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고 짚었다.
일반적으로 만 65세 이상 노령층은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각종 복지정책 영향으로 문재인 정부 지지로 돌아서면서 높은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평론가는 "노년층은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리더를 중심으로 뭉치려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가적 비상사태이니 지금은 대통령 중심으로 뭉치자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만약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거나, 지더라도 대통령이 지지율 40% 이상을 유지한다면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 원장은 "대통령 임기 말 차기 주자의 차별화 시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그런 것 없이 유력 주자들이 오히려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야권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추세대로면 서울·부산 재보선에서 여권이 승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현재 발표되는 여론조사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강성 지지층이 많아 여론조사 결과가 '과잉대표' 되는 측면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하려면 오랜 시간 다수 문항에 답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 국민은 여론조사에 응하다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여론조사 응답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 대통령 지지층은 여론조사에 적극 응해 지지율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보인다는 주장이다.
최근에는 하루 차이로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와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5.7%포인트 급등한 43.6%로 나타났다. 그런데 다음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대비 1%포인트 하락한 37%에 그쳤다.
장성철 소장은 "야권에서도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는 인사들이 많다"면서도 "지난 총선에선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여론조사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역대 대통령 임기 후반기와 문 대통령 임기 후반기는 구조적 환경 자체가 크게 다르다"며 "문 대통령은 임기 마칠 때까지 코로나19와 함께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국민의 생명, 생존과 직결된 문제여서 정부정책 및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퇴임 때까지 지속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시영 대표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이다.
그는 "임기 5년차가 되어도 대통령의 국정주도권이 약화 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호조건이 마련된 셈"이라며 "때문에 방역과 치료제, 백신 등 코로나 대처를 잘하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소상공인, 자영업,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를 위한 지원대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는 응당 올라갈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달리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이라며 "권력형 비리가 터지지 않는다면 레임덕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입니다. 꼭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치 뒷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임기 중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 3명이 연이어 성추문으로 낙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남북관계 개선 역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자영업자들 불만은 높아지고 있고,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도권 민심 이반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임기 후반까지 높은 지지율과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코로나19가 문 대통령에겐 오히려 호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몇몇 국가에서만 발생해 비교할 대상이 마땅히 없었다"면서 "반면 코로나19는 전세계적 현상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은 문재인 대통령 긍정평가 이유 1위로 꼽혀왔다.
장성철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운이 따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대응 체계가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보수 정권에서 비교적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해 문재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 수 있는 여력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에서 재정을 적극 집행하면서 체감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며 "대부분 악재(광역단체장 성추문 등)가 민생과 직접적 연관이 없었기 때문에 영향도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야당에 유력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점도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라며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못 받는 것이다. 대통령이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야당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철 소장은 또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당내 비문(비문재인) 인사들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각종 악재에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것"이라며 "과거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분열하며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했던 사례와 비교하면 문 대통령은 유리한 정치 지형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차기 대권주자가 임기 말 대통령 정책에 제동을 거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 이 과정에서 내부 분열이 일어나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일례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대권주자들은 문 대통령을 향한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비문 주자'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조차 "(현 정권과) 차별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복지정책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봤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노인들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이 크게 늘었다"며 "만 65세 이상이 되면 이런저런 형태로 보조금 등 이전소득을 지급하는 데다 코로나 때는 재난지원금도 주지 않았나. 이번에 코로나가 재확산하니 또 지원금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등 정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고 짚었다.
일반적으로 만 65세 이상 노령층은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각종 복지정책 영향으로 문재인 정부 지지로 돌아서면서 높은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평론가는 "노년층은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리더를 중심으로 뭉치려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가적 비상사태이니 지금은 대통령 중심으로 뭉치자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만약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거나, 지더라도 대통령이 지지율 40% 이상을 유지한다면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 원장은 "대통령 임기 말 차기 주자의 차별화 시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그런 것 없이 유력 주자들이 오히려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야권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추세대로면 서울·부산 재보선에서 여권이 승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현재 발표되는 여론조사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강성 지지층이 많아 여론조사 결과가 '과잉대표' 되는 측면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하려면 오랜 시간 다수 문항에 답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 국민은 여론조사에 응하다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여론조사 응답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 대통령 지지층은 여론조사에 적극 응해 지지율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보인다는 주장이다.
최근에는 하루 차이로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와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5.7%포인트 급등한 43.6%로 나타났다. 그런데 다음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대비 1%포인트 하락한 37%에 그쳤다.
장성철 소장은 "야권에서도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는 인사들이 많다"면서도 "지난 총선에선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여론조사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역대 대통령 임기 후반기와 문 대통령 임기 후반기는 구조적 환경 자체가 크게 다르다"며 "문 대통령은 임기 마칠 때까지 코로나19와 함께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국민의 생명, 생존과 직결된 문제여서 정부정책 및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퇴임 때까지 지속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시영 대표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이다.
그는 "임기 5년차가 되어도 대통령의 국정주도권이 약화 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호조건이 마련된 셈"이라며 "때문에 방역과 치료제, 백신 등 코로나 대처를 잘하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소상공인, 자영업,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를 위한 지원대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는 응당 올라갈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달리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이라며 "권력형 비리가 터지지 않는다면 레임덕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입니다. 꼭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치 뒷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