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청회 없이 암호화폐 과세 안돼" 우려 묵살한 정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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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과세 준비 안 됐다" 호소했지만
기재부 "특금법 시행되면 문제 없어"
기재부 "특금법 시행되면 문제 없어"
지난해 암호화폐 과세안의 국회 논의 과정서 ‘공청회도 안 거치고 섣불리 과세하는 건 옳지 않다’는 우려가 이미 제기됐지만 묵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서는 “암호화폐 과세 시점을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2023년으로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늦게 터져 나오고 있다.
당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암호화폐 과세를 2021년 10월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정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달 3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증권사들은 실명계좌가 확보돼 있고 정보보호관리체계까지 충분히 갖춰져 있지만 주식 양도세 확대가 2023년부터 시행된다”며 “반면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아직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신고도 불가능한 만큼 합리적인 준비기간을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어 “주식 양도세 확대 시기와 형평성을 맞춰 가상자산 양도세 과세 시기를 2023년으로 유예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투자소득 과세와 가상자산 과세를 수평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총리는 “특금법을 개정할 때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등록기간 6개월을 줘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며 “법체계상 2021년 9월까지 이것이(특금법) 다 갖춰지면 10월부터는 가상자산 과세가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
9일 뒤인 12일 열린 기재위 조세소위에서는 서 의원이 제기한 우려를 대체토론으로 반영해 추가 논의가 이뤄졌다.
송병철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은 “가상자산을 투기나 도박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제도권 편입 없이 과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공청회 및 가상자산 사업자의 과세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여 과세 시점을 금융투자소득세와 마찬가지로 2023년으로 늦출 필요가 있다”고 대체토론 요지를 설명했다.
소위원장을 맡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식 양도세가 2023년 1월부터 시행을 하니 가상자산도 그때까지 미뤄달라는 협회 측 민원이 있었다”며 기재부 측에 의견을 물었다.
당시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가상자산 과세 시행시기가 너무 촉박해 과세자료 추출 등 인프라 구축이 불가능하거나 미흡할 수 있다”며 “주식 양도세는 과세 인프라가 갖춰졌음에도 2023년부터 시행됨에 비해 가상자산은 처음임에도 2021년 10월부터 과세라 준비기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김용범 당시 기재부 1차관은 “가상자산은 2017년부터 연구한 과세라 저희가 그렇게까지 늦출 수 없다”며 과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조세소위는 가상자산 과세를 정부안보다 3개월 늦춘 2022년 1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금융상품이 아니란 이유로 투자자 보호는 외면하면서 투자 수익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며 “‘도둑심보 정권’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일갈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암호화폐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이 아닌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해 합산 공제를 5000만원까지 늘려줘야 하고, 과세시기도 주식 양도세 도입 시기인 2023년으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이런 논란에도 암호화폐 과세를 내년 1월부터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27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미술품 등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적용되고 있는 등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을 감안하면 과세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입법조치가 완료된 사항인만큼 그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오형주/이동훈 기자
"공청회도 없이 준비 안 된 상태서 과세하나" 우려
27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하는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을 심의했다.당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암호화폐 과세를 2021년 10월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정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달 3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증권사들은 실명계좌가 확보돼 있고 정보보호관리체계까지 충분히 갖춰져 있지만 주식 양도세 확대가 2023년부터 시행된다”며 “반면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아직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신고도 불가능한 만큼 합리적인 준비기간을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어 “주식 양도세 확대 시기와 형평성을 맞춰 가상자산 양도세 과세 시기를 2023년으로 유예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투자소득 과세와 가상자산 과세를 수평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총리는 “특금법을 개정할 때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등록기간 6개월을 줘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며 “법체계상 2021년 9월까지 이것이(특금법) 다 갖춰지면 10월부터는 가상자산 과세가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
9일 뒤인 12일 열린 기재위 조세소위에서는 서 의원이 제기한 우려를 대체토론으로 반영해 추가 논의가 이뤄졌다.
송병철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은 “가상자산을 투기나 도박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제도권 편입 없이 과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공청회 및 가상자산 사업자의 과세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여 과세 시점을 금융투자소득세와 마찬가지로 2023년으로 늦출 필요가 있다”고 대체토론 요지를 설명했다.
소위원장을 맡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식 양도세가 2023년 1월부터 시행을 하니 가상자산도 그때까지 미뤄달라는 협회 측 민원이 있었다”며 기재부 측에 의견을 물었다.
당시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가상자산 과세 시행시기가 너무 촉박해 과세자료 추출 등 인프라 구축이 불가능하거나 미흡할 수 있다”며 “주식 양도세는 과세 인프라가 갖춰졌음에도 2023년부터 시행됨에 비해 가상자산은 처음임에도 2021년 10월부터 과세라 준비기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김용범 당시 기재부 1차관은 “가상자산은 2017년부터 연구한 과세라 저희가 그렇게까지 늦출 수 없다”며 과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조세소위는 가상자산 과세를 정부안보다 3개월 늦춘 2022년 1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주식 양도세처럼 2023년부터 과세해야"
당시 조세소위에 참여했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암호화폐에 대해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라며 “지금 보니 정부에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금융상품이 아니란 이유로 투자자 보호는 외면하면서 투자 수익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며 “‘도둑심보 정권’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일갈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암호화폐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이 아닌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해 합산 공제를 5000만원까지 늘려줘야 하고, 과세시기도 주식 양도세 도입 시기인 2023년으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이런 논란에도 암호화폐 과세를 내년 1월부터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27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미술품 등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적용되고 있는 등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을 감안하면 과세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입법조치가 완료된 사항인만큼 그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오형주/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