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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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당대표 출마전 '쪽집게 과외'를 청했고, 김 전 위원장은 "자기만의 정치를 하라"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다음주쯤 초선그룹과 함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7일 김 전 위원장과 면담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인물이 당대표가 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당의 변화는 없다고 김 전 위원장이 말씀하셨다"면서 "누구의 계파다, 부하다, 이런 이야기 안 듣도록 자신만의 정치를 해야한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 종로의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40여분간 독대를 가졌다. 이날 만남은 김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의원은 당의 '혁신'을 주장하는 초선 그룹의 대표 주자로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당대표 출마에 앞서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답을 듣는 형태로 면담이 이뤄졌다.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우리가 만들었던 정강정책을 실천하면 청년들과 국민들도 우리 당을 믿어주고 신뢰를 줄 것이라고 했다"며 "왜 당대표가 돼야 하는지, 다른 분들은 왜 안되는지 파이팅 있게 이야기하라고 조언했다"고 했다.

두 사람의 면담에서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 영남, 비영남을 가르는 행태나, 당내 반개혁적 움직임 등에 대한 대화도 이뤄졌다.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영남 홀대론 이야기하면서 영남을 볼모삼는데 그건 구태정치다라고 했다"며 "아무도 영남에 대해서 홀대하는 게 아닌데 왜 자꾸 영남을 이야기해서 영남당으로 스스로 자꾸 만드는지 우려했다"고 말했다. 영남당을 언급하는 세력들이 오히려 당내 분열을 조장하고 당원들을 선동해 이익을 보려한다는 경고다.

이어 "일부 세력에서 미리 다 짜고서 국민의힘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직후 국민의힘을 떠난 후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다. 특히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를 향해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드려고 작당을 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짧게 이야기 나눈 것으로 전해져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선택지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는 뜻을 전했다. 현재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창당 작업 등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고민이 길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외부와의 연대에 치중하기 보다는 당 혁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도 "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김 전 위원장의 의견에 가장 공감했다"며 "봄이 되면 꽃이 피는 것처럼, 당이 바뀌면 외부 계신 분들도 들어와서 당내에서 꽃을 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의 경륜이나 많은 경험을 우리가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김 원내대표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는 거 같다"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음 주쯤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는 "당대표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혁 그룹을 만들어 우리 당의 변화를 계속 이끌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당대표 선거를 통해서 개혁 그룹을 만든는 기회를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