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LH 해체와 ‘주택청’ 신설 및 서민(무주택자) 주거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LH 해체와 ‘주택청’ 신설 및 서민(무주택자) 주거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이 무주택 서민대상의 공공분양주택을 통해 1인당 평균 2.2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과정에서 도덕적 해이와 이해충돌이 발생했는지 등에 대해 전면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사업 수행 주체인 LH 임직원들이 LH 공공분양을 받을 수 있게 한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시사저널이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10년간 LH임직원의 공공분양 주택 계약내역' 자료를 분석한결과, LH 임직원 들이 분양 받은 공공 주택 평균 분양가는 2.2억원이고, 현재 시세는 평균 4.6억원으로 조사됐다. 1인당 2.4억원의 차액을 거둔 셈이다.

LH 임직원이 지난 10년간 계약한 공공분양주택은 총 269개 단지에서 1,621명이었다. 이 중 분양가와 시세조사 등이 불가능한 단지 67개를 제외한 202개 단지에서 1,379명의 계약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전체 총액은 분양가 3,039억, 시세 6,378억으로 3,339억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임직원 1379명, 공공주택으로 평균 2.4억 차액 거뒀다
조사 결과 시세차액이 가장 높은 단지는 서울강남지구의 세곡푸르지오 단지로 호당 차액이 12억에 달했다. 분양가는 3억인데 시세는 현재 15억으로 5배 가까이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서초힐스도 11.8억으로 매우 높은 차액이 발생했고, 역시 서울강남지구의 LH1단지, 강남브리즈힐도 각각 11.7억, 9.9억의 시세차액이 발생했다. 성남여수도 8.4억 시세차액이 발생했다. 상위 5위는 평균 10.8억, 15명 전체 162.9억의 시세차액이 예상된다.
LH 임직원 1379명, 공공주택으로 평균 2.4억 차액 거뒀다
이에 대해 LH는 미달이 많았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LH가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2016년 이후 공공분양 청약 경쟁률 순위 자료에 따르면 LH 임직원들이 계약한 단지 내에 청약경쟁률 10위 안에 드는 단지가 5개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 임직원이 2명 계약한 판교창조경제밸리 A1지구는 81세대 모집에 2,039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하남감일 B-4지구도 595세대 모집에 11,386명이 몰려 청약경쟁률 5위를 차지했는데, 이 단지에도 LH 임직원이 4명이 계약했다.

그밖에 하남감일 A-4, 하남감일 B-3, 남양주별내 A25 단지까지 5개 단지는 청약경쟁률 10위 안에 드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LH 임직원들이 모두 11명이나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나 미달이라는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공공주택은 모두 무주택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논밭임야를 강제수용하여 개발, 공급되고 있다. 경실련은 "LH임직원들이 무주택서민들에게 돌아갈 공공주택을 분양받아 막대한 시세차액을 가져간 만큼 분양받은 과정에 대한 불법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LH는 미달인 경우도 많았다고 해명하지만 분양받은 단지 중 상당수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면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유주택자들이 주택을 분양받은 경우는 없는지, 실거주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