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내년 정권교체 하려면 '경제·안보·교육'서 수권 능력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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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人 탐구
이준석 대표의 정치 철학
공공일자리 비효율 국민 잘 알아
경제민주화 위해선 '시장'이 분배
월급 안깎인 공무원에 지원금 왜?
카카오택시 독점, 시장이 해결 가능
이해관계 자본주의, 韓과 안맞아
정치 입문은 박근혜, 정책 김종인
철학 유승민, 매너는 오세훈 키즈
이준석 대표의 정치 철학
공공일자리 비효율 국민 잘 알아
경제민주화 위해선 '시장'이 분배
월급 안깎인 공무원에 지원금 왜?
카카오택시 독점, 시장이 해결 가능
이해관계 자본주의, 韓과 안맞아
정치 입문은 박근혜, 정책 김종인
철학 유승민, 매너는 오세훈 키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는 “정치권 세대교체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정치인 이준석’의 자질과 능력을 놓고선 십중팔구 “복잡하고 미묘한 현실 정치와 행정 경험이 없다”며 의구심을 나타낸다.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무관’으로 제1야당을 이끌 수 있겠느냐는 속내다. 이 대표를 여러 해 알아온 지인들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소신과 내공을 겸비했다”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이 대표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1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TV 토론회, 시사프로그램 등에서 ‘말싸움’하려고 정치인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았다”며 “이제 정치인 이준석의 비전과 뜻을 제대로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저서 《공정한 경쟁》을 보니 어릴 적 꿈이 ‘4호선 지하철 기관사’더군요.
“아버지의 첫 직장이 대우상사였습니다. 서울역에 있는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에서 근무하셨어요. 지하철 4호선상에서 가장 싼 곳을 찾다 보니 집이 상계동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동네에서 제복을 입은 유일한 사람이 기관사였어요. 그 당시엔 제복 입은 기관사들이 가방을 들고 내리는 것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닮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과 메시지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나요.
“사실 정치 입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움을 줬고, 정치 기술은 김 전 위원장에게 배웠습니다. 정치 철학은 유승민 전 의원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서 정치매너를 배웠습니다.”
▷평소 발언을 보면 김종인식 경제민주화 정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저와 생각이 다릅니다. (경제 민주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분배를 담당하는 주체는 시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가) 인위적으로 배분하려 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제대로 분배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보나요.
“문재인 정부의 공공 일자리 정책 이면에는 광범위한 비효율이 있습니다. 공공 일자리를 만든다면서 ‘강의실 불끄기’와 같은 일자리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보세요. 그들은 공공 정보를 탈취해 개인적인 이익을 챙겼습니다. 재건축, 재개발 과정에 조합장들이 얻는 이득과 비교하면 어떤 게 더 나쁩니까. ”
▷저서를 보면 ‘승자독식’의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들이 나옵니다.
“출발선이 너무 기울어져 있다면 분명히 문제입니다. 하지만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면 경쟁에 의한 결과물과 성과도 공정하다고 봅니다. 물론 경쟁이 아예 불가한 영역이 있습니다. 100m 달리기 할 때 남녀를 구분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공정 경쟁을 통해 얻은 성과라면 독식해도 나쁘지 않다는 건가요.
“물론 보완 조치는 필요합니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를 예로 들어봅시다. 이익 배분이 약자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된다면 경쟁 업체가 등장할 겁니다. 자본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 미국식 자본주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플랫폼사업자의 일시적인 독과점 문제도 심각하게 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전통적인 주주자본주의 대신 주주, 종업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 추구입니다. 사회적 이익 실현은 보조적 수단입니다. 제가 보기엔 여유 있는 기업들의 고민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기업은 여전히 매출과 비용 구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이 궁금합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는 소상공인 영업 피해 보상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소상공인 영업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은 국가의 징발 조치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전쟁이 나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징발하는 것과 같은 셈이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에 대해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 효과에 대해 솔직히 지적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월급 한 푼 안 깎인 공무원에게까지 왜 재난지원금을 줘야 합니까.”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 진영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2000년대 초까지 교육, 경제, 안보 등 세 가지 영역에선 보수의 경쟁력이 진보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월했습니다. 지금은 이 세 가지가 모두 무너졌어요. 보수가 정권교체를 하려면 이 세 가지 분야 경쟁력을 복구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노동, 환경, 인권 등 세 가지를 주요 철학으로 삼았어요. 이런 가치보다 교육, 경제, 안보가 더 큰 아젠다입니다.”
▷독단적이고 남들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왜 나랑은 회식도 않고 호형호제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있다는 걸 압니다. 결코 그분들을 가리는 게 아닙니다. 선거 때가 돼서 밥 같이 먹는 소통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친소 관계가 아니라 일 때문에 만나려고 합니다.”
▷당직 인선은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당직 인선과 관련해 말이 많이 나오는 걸 알고 있어요. 분명한 원칙은 사전 접촉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미 A, B안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웃으며) 최고위원 선거에서 여풍이 너무도 센 게 최종 인선에 있어 변수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불가피하게 유승민계는 불이익을 볼 겁니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이 대표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1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TV 토론회, 시사프로그램 등에서 ‘말싸움’하려고 정치인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았다”며 “이제 정치인 이준석의 비전과 뜻을 제대로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저서 《공정한 경쟁》을 보니 어릴 적 꿈이 ‘4호선 지하철 기관사’더군요.
“아버지의 첫 직장이 대우상사였습니다. 서울역에 있는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에서 근무하셨어요. 지하철 4호선상에서 가장 싼 곳을 찾다 보니 집이 상계동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동네에서 제복을 입은 유일한 사람이 기관사였어요. 그 당시엔 제복 입은 기관사들이 가방을 들고 내리는 것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닮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과 메시지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나요.
“사실 정치 입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움을 줬고, 정치 기술은 김 전 위원장에게 배웠습니다. 정치 철학은 유승민 전 의원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서 정치매너를 배웠습니다.”
▷평소 발언을 보면 김종인식 경제민주화 정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저와 생각이 다릅니다. (경제 민주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분배를 담당하는 주체는 시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가) 인위적으로 배분하려 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제대로 분배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보나요.
“문재인 정부의 공공 일자리 정책 이면에는 광범위한 비효율이 있습니다. 공공 일자리를 만든다면서 ‘강의실 불끄기’와 같은 일자리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보세요. 그들은 공공 정보를 탈취해 개인적인 이익을 챙겼습니다. 재건축, 재개발 과정에 조합장들이 얻는 이득과 비교하면 어떤 게 더 나쁩니까. ”
▷저서를 보면 ‘승자독식’의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들이 나옵니다.
“출발선이 너무 기울어져 있다면 분명히 문제입니다. 하지만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면 경쟁에 의한 결과물과 성과도 공정하다고 봅니다. 물론 경쟁이 아예 불가한 영역이 있습니다. 100m 달리기 할 때 남녀를 구분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공정 경쟁을 통해 얻은 성과라면 독식해도 나쁘지 않다는 건가요.
“물론 보완 조치는 필요합니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를 예로 들어봅시다. 이익 배분이 약자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된다면 경쟁 업체가 등장할 겁니다. 자본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 미국식 자본주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플랫폼사업자의 일시적인 독과점 문제도 심각하게 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전통적인 주주자본주의 대신 주주, 종업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 추구입니다. 사회적 이익 실현은 보조적 수단입니다. 제가 보기엔 여유 있는 기업들의 고민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기업은 여전히 매출과 비용 구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이 궁금합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는 소상공인 영업 피해 보상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소상공인 영업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은 국가의 징발 조치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전쟁이 나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징발하는 것과 같은 셈이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에 대해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 효과에 대해 솔직히 지적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월급 한 푼 안 깎인 공무원에게까지 왜 재난지원금을 줘야 합니까.”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 진영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2000년대 초까지 교육, 경제, 안보 등 세 가지 영역에선 보수의 경쟁력이 진보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월했습니다. 지금은 이 세 가지가 모두 무너졌어요. 보수가 정권교체를 하려면 이 세 가지 분야 경쟁력을 복구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노동, 환경, 인권 등 세 가지를 주요 철학으로 삼았어요. 이런 가치보다 교육, 경제, 안보가 더 큰 아젠다입니다.”
▷독단적이고 남들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왜 나랑은 회식도 않고 호형호제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있다는 걸 압니다. 결코 그분들을 가리는 게 아닙니다. 선거 때가 돼서 밥 같이 먹는 소통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친소 관계가 아니라 일 때문에 만나려고 합니다.”
▷당직 인선은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당직 인선과 관련해 말이 많이 나오는 걸 알고 있어요. 분명한 원칙은 사전 접촉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미 A, B안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웃으며) 최고위원 선거에서 여풍이 너무도 센 게 최종 인선에 있어 변수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불가피하게 유승민계는 불이익을 볼 겁니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