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가 선하면 항상 선한 결과가 나온다고 보나"
서울대 물리학과 82학번으로 이른바 '586'의 상징적 인물 가운데 한 명인 함운경씨는 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함씨는 그동안 총선과 지방선거에 다섯 차례 나갔지만 모두 떨어졌다. 함씨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했을 때는 당시 인기를 끌던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 멤버들과 조국 서울대 교수, 송영길 인천광역시장(현 민주당 대표) 등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고용주가 돼 보니 어땠나'라는 질문에 "월급날이 빨리 돌아오더라. 해고도 쉽지 않고 당장 월급 못 줄 최악 상황이더라도 14일 이내에 남은 월급과 퇴직금을 안 주면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 직원 월급 주기가 힘들어 '(가게를) 접고 차라리 배달(기사)을 해 볼까' 생각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 주도 성장 말한 사람들은 다 사기꾼이다. 국가가 나서 임금 많이 주라고 하면 소득이 늘어나나. 오히려 고용을 줄이지"라며 "최저임금을 최저생계비라고 착각하고 있다. 생계 보장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닌 사회 복지 문제로 풀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할 문제를 최저임금만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결국 기업과 고용주가 그 부담을 모두 떠안으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의도가 선하면 항상 선한 결과가 나온다고 보는 사람들 때문"이라며 "사람은 저마다 개인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고, 사람의 욕망을 이기는 제도는 없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법으로 때려잡아도 안 잡힌다. 결국 다 '좋은 아파트 살고 싶다'는 건데 왜 이 욕구를 부정하나"라고 지적했다.
여권 인사들이 변절했다고 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방법론 차이다. 결국 목적은 '인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다. 보수는 점진적으로 가자는 거고, 진보는 혁명하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보수로 바뀐 건 맞는다"면서 "내 나이 곧 환갑이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얘기도 하며 살아야지 눈치 봐서 뭐 하겠나. 민주당은 자기네가 진보라 생각하지만 망가지는 줄도 모르는 채 망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