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발키리 무인 전투기가 조종사들과 편대를 이뤄 시험 비행하고 있다.  출처=미 공군
미 공군 발키리 무인 전투기가 조종사들과 편대를 이뤄 시험 비행하고 있다. 출처=미 공군
미래전(戰)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무인 전투기 개발에 ‘초고도 데이터’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위해선 예외 없이 학습 데이터 확보가 강조되는 추세다. 20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전략기술실(STO) 무인전투기 개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 상업용 차량은 완전 자율주행을 향해 접근하고 있는 반면 전투기는 부분적인 자율운항에 도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 공군의 자율주행 단계를 ‘주행 보조’ 수준인 2단계(부분자동화)로 평가했다. 반면 자동차는 알고리즘을 기준으로 4단계(고등자동화)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항공기가 자율주행 1단계에 접어든 시점은 1912년 자동조타장치 도입 시기로 평가됐다. 이는 2000년 적응형 순항제어(ACC) 기술 도입을 기점으로 1단계에 접어든 자동차에 비해 88년 앞선 시점이다. 하지만 20여 년 사이 전세가 뒤바뀐 것으로 DARPA는 분석했다.

무인 전투기 개발 지연은 데이터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전’이 아닌 모의 환경이 상당수인 국방 데이터는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 쉽지 않다. DARPA는 “자율주행 차량은 최근 20년간 수십 개 회사가 수억 마일을 주행하며 데이터를 쌓았다”며 “반면 무인 전투기는 테스트 베드 구축조차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AI 전투기와 인간 조종사가 편대를 이루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구축하고, 미 공군 조종사와 유인 전투기들을 테스트 자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류봉균 EpiSci 대표는 “무인 전투기는 자율주행차에 비해 AI 기술이 오히려 덜 복잡해 실험에 많이 투입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이시은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