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부장 '좀비기업' 4년새 2배…"정부 예산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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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장비 매출이 50% 이상 넘는 '소부장비전문기업' 중 3년간 이자비용보다 이익이 적은 '좀비기업'이 4년새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동안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큰 규모의 정부예산을 투자해왔고, 특히 2019년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 수출금지 조치 이후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소부장 특별회계까지 만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소부장 기업에 대한 지원 절차, 지원 사업 성과, 지원 대상 검증 부실 등으로 인해 '오히려 경쟁력 강화보다는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좀비기업을 양산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학제품 제조업, 전자부품·통신장비 제조업, 기계 장비 제조업 등에서 특히 좀비기업이 크게 늘어났다. 2017년 대비 2020년, 화학제품 제조업 분야(21곳->65곳), 전자부품·통신장비 등 제조업(56곳->120곳), 기계 장비 제조업(88곳->236곳) 등에서 좀비기업은 2~3배씩 늘어났다.
2019년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 이후 막대한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러한 정부 사업에 대한 성과는 아직까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소부장 산업 부문에서 대일 수입 규모가 줄어드는 등의 '소부장 독립' 측면에서의 성과도 있었지만, 정부의 소부장 산업 지원 사업들이 전체의 성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좀비 기업'들만 양산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2019년 3월 일본의 소재부품 장비 수출금지가 이뤄지자, 즉시 2732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 2020년에는 '소부장 특별법' 까지 발의되며 소부장 특별회계도 만들어져 지원 규모는 1조 2800억원대로 늘어났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소부장 일본으로부터의 독립" 등을 외치며 '속도전'을 강조하면서 예산 지원에 대한 검증 및 성과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지원이 막대하게 늘어난 2019년 시점부터 소부장 전문기업 중 좀비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정부 예산에 도움을 받아 연명한 측면이 크다는 게 권 의원실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후 성과 평과 측면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9년 추경을 통해 시작된 소부장기술 개발 지원 사업 41개 중 2020년 5천만원 이상 매출액을 1건이라도 발생시킨 건 사업은 10개에 불과했다.
예정처는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은 2019년 추경예산 당시 과제별 사업수행 기간을 단축하고 과제별 지원규모를 확대했지만, 2021년 7월 기준 성과발생 과제가 소수"라며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부장 기업에 대한 지원 절차 등에서도 부실 사례 드러났다. 정부와 국회가 통과시킨 '소부장 특별법'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소부장 기업의 기술개발제품을 우선 구매해 자립력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직접 소부장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이 통과한 2020년 4월 이후 1년 6개월 지나도록 소부장 우선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절차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부장 특별법에 따른 소부장 기술개발제품 우선 구매 절차의 경우 아직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개별행정조치를 통해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4년까지 매년 2조 가까이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간단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지원 체계, 절차, 성과 검증 등을 강화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권 의원은 "정부와 청와대가 반일감정까지 부추기며 '소부장 독립과 강화'를 외쳤지만 좀비기업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묻지마식으로 예산을 쏟을게 아니라 소부장 산업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산 지원 금액을 늘리는 것과 소부장전문기업 중 좀비기업이 늘어난 것은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한계 기업에 가능하면 예산이 흘러가지 않도록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정부 예산 의존하는 좀비기업 크게 늘어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산업자원통상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부장 전문 기업 중 좀비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국 437개였던 좀비기업은 2019년 654개, 2020년 890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도 7월까지 총 620곳의 좀비기업이 집계돼 연말까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좀비기업은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비율이 1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이자보상비율은 이자지출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1미만이라는 건 버는돈으로 이자조차 다갚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화학제품 제조업, 전자부품·통신장비 제조업, 기계 장비 제조업 등에서 특히 좀비기업이 크게 늘어났다. 2017년 대비 2020년, 화학제품 제조업 분야(21곳->65곳), 전자부품·통신장비 등 제조업(56곳->120곳), 기계 장비 제조업(88곳->236곳) 등에서 좀비기업은 2~3배씩 늘어났다.
2019년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 이후 막대한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러한 정부 사업에 대한 성과는 아직까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소부장 산업 부문에서 대일 수입 규모가 줄어드는 등의 '소부장 독립' 측면에서의 성과도 있었지만, 정부의 소부장 산업 지원 사업들이 전체의 성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좀비 기업'들만 양산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2019년 3월 일본의 소재부품 장비 수출금지가 이뤄지자, 즉시 2732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 2020년에는 '소부장 특별법' 까지 발의되며 소부장 특별회계도 만들어져 지원 규모는 1조 2800억원대로 늘어났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소부장 일본으로부터의 독립" 등을 외치며 '속도전'을 강조하면서 예산 지원에 대한 검증 및 성과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지원이 막대하게 늘어난 2019년 시점부터 소부장 전문기업 중 좀비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정부 예산에 도움을 받아 연명한 측면이 크다는 게 권 의원실의 설명이다.
"철저한 성과관리 필요"
우선, 예산 지원에 대한 성과 및 성과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소부장 관련 예산 중 소재부품기술 R&D 지원 예산으로 2019년 추경으로 1165억원, 2020년 한해동안은 6027억원을 사용했다.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해 사업 성과를 사전에 검증할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해 편성했다.하지만 사후 성과 평과 측면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9년 추경을 통해 시작된 소부장기술 개발 지원 사업 41개 중 2020년 5천만원 이상 매출액을 1건이라도 발생시킨 건 사업은 10개에 불과했다.
예정처는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은 2019년 추경예산 당시 과제별 사업수행 기간을 단축하고 과제별 지원규모를 확대했지만, 2021년 7월 기준 성과발생 과제가 소수"라며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부장 기업에 대한 지원 절차 등에서도 부실 사례 드러났다. 정부와 국회가 통과시킨 '소부장 특별법'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소부장 기업의 기술개발제품을 우선 구매해 자립력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직접 소부장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이 통과한 2020년 4월 이후 1년 6개월 지나도록 소부장 우선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절차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부장 특별법에 따른 소부장 기술개발제품 우선 구매 절차의 경우 아직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개별행정조치를 통해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4년까지 매년 2조 가까이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간단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지원 체계, 절차, 성과 검증 등을 강화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권 의원은 "정부와 청와대가 반일감정까지 부추기며 '소부장 독립과 강화'를 외쳤지만 좀비기업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묻지마식으로 예산을 쏟을게 아니라 소부장 산업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산 지원 금액을 늘리는 것과 소부장전문기업 중 좀비기업이 늘어난 것은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한계 기업에 가능하면 예산이 흘러가지 않도록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