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컷
북한이 ‘K-방역’과 같이 ‘K’를 붙여 사용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 홍보를 겨냥해 “없는 것을 자랑하며 명예의 신기루에라도 오르고 싶은 헛된 욕망만 가득차 있다”며 맹비난했다. 북한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이용해 대남 비방에 나서왔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일 ‘K시리즈를 논하고 싶다면’이라는 글을 싣고 “남조선의 정치권과 언론이 새망(경망)스럽게 'K시리즈'를 연발하는 것은 그들에게 사회의 부패상을 터놓을 담이나 정의감 따위는 전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K’를 붙이는 단어에 대해선 “들어보면 영어도 조선어도 아닌 괴이한 신조어”라고 조롱했다. 이어 “저들이 마치 여러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표본'이나 되는 듯 꾸며대고 있는 말 그대로 남조선식 잡탕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 등을 언급하며 비꼬기도 했다. 이 매체는 “더욱 역겨운 것은 정작 남조선이 '세계 최고'로 되는 분야는 다 빼고 미꾸라지국 먹고 용트림하는 격으로 놀아대고 있다는 것”이라며 “남조선 사회는 누가 봐도 'K-자살', 'K-출산', 'K-노인빈곤'이라는 진짜 'K-시리즈'가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조롱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은 최근 연이어 한국 문화를 평가절하하는 기사나 논평을 내고 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5일엔 ‘오징어게임의 진짜 주인공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게임 속의 진짜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여야 정당들, 정치인들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명 ‘K팝 금지법’으로 불리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한 북한은 최근 한국 문화의 대북 유입을 막고 있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 외부 문물 유입을 엄격히 통제하며 대내 결속을 추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