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김종인과 잘 소통…잘 협의해 선대위 발족하겠다"

국민의힘 대선 조직 구성을 둘러싸고 물밑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경선 캠프를 확대 개편하려는 윤석열 대선후보의 구상과 기존 캠프의 전면 재구성을 주문하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입장이 차이를 보이면서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일부 윤 후보 참모의 선대위 배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조율 문제가 원만한 선대위 출범을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尹 vs 金-李 '캠프해체' 놓고 의견차 뚜렷…물밑 기싸움 팽팽
이준석 대표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캠프를 사실상 해체하고 본선용 선대위를 새로 짜야 한다고 공개적인 요구를 한 상태로, 윤 후보의 선대위 구상과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대선은 선대위 임명장을 수백만 장 주는 게 가장 효율적인 선거운동"이라고 한 윤 후보 측 관계자 코멘트가 담긴 언론 기사를 링크하며 "대선 콘셉트를 조직 선거로 잡고, 수백만 장 임명장 뿌리겠다는 발상을 대놓고 익명 인터뷰로 들이밀기 시작했다"고 윤 후보측을 직격했다.

이 대표는 전날 라디오에서도 "선대위 전면 재구성과 자리를 비우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신동아 특별대담에 출연해 "윤 후보가 지금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본선에서)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자리사냥꾼' 선별을 요구했다.

이같은 주문은 윤 후보의 선대위 구상과는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윤 후보는 최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캠프였다는 것을 경선 결과가 보여준다"며 기존 참모를 배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도 "선대위 구성은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가 구원등판을 희망하는 이들 중 일부가 '원톱 지휘봉'을 쥘 것으로 보이는 김 전 위원장과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관계에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당장 김종인, 김병준 두 전직 비대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교통정리가 고민거리로 떠오른 모습이다.

尹 vs 金-李 '캠프해체' 놓고 의견차 뚜렷…물밑 기싸움 팽팽
다만 양측 모두 갈등의 외부 표출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윤 후보 선출 후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며 충돌하는 것이 좋을 게 없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캠프의 실질적 좌장이던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 나머지 인선을 선대위 출범까지 미루겠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권 의원은 전날 인선 발표 직후 가장 먼저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오찬을 하며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일부 언론에서 김 전 위원장께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로 인해 마치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김 전 위원장께서는 윤 후보와 대화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달라는 말씀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오셔서 당을 재건해주신 분이고, 경선 과정에서도 윤 후보에게 많은 지혜와 경륜이 담긴 조언을 해주셨다"며 "지금도 잘 소통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잘 협의해서 정권교체를 위한 최고의 선대위를 발족하겠다"고 했다.

선대위 '요직'인 총괄본부장 등의 인선을 두고 물밑에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절충점을 찾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런 논의가 '자리싸움'으로 비쳐선 안 된다는 분명한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몇몇 중요한 위치에 어떤 인사를 모실지를 두고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 결과에 따라 선대위 출범이 빨라질수도 늦춰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