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판 진중권 페북글 보도 위법"…도 넘은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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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글과 발언을 인용 보도한 일부 언론에 ‘주의’ 조치 등을 한 것이 16일 확인됐다. 선관위가 언론의 인용 보도까지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전날 이런 내용을 보도한 11개 언론사에 대한 조치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선관위의 이번 결정은 이 후보의 이의신청에 따른 것이다.
심의위원회는 ‘진중권 “이재명 ‘대장동’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A언론사에 주의 조치를 하면서 “신청인(이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을 여과없이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대한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중권 “국민의힘이 대장동 100% 공공개발 반대? 이재명 거짓말”’이란 제목의 인용 보도를 한 B언론사에는 ‘공정보도 협조요청’ 조치를 내리면서 “상대 후보자와 논객의 주장,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 등을 신청인의 반론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밖에 조치대상 보도에는 진 전 교수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이 분이 실성을 했나”, “마구 질러댄다”와 같이 언급한 내용을 다룬 기사가 다수 포함됐다.
선관위가 취재원의 발언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인용 보도’를 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한 것을 두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사나 기자의 주장이 아닌 화자(말하는 사람)를 구체적으로 인용해서 보도하는 것까지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함을 따져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적용하는 것은 언론에 사전 검열을 하라는 수준의 결정”이라며 “선관위 판단대로라면 각종 인터뷰나 정당의 논평도 인용 보도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최근에 선관위 인터넷 선거보도 심의위원회에 언론사 몇 개사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고 한다”며 “그 청구서에 보면 ‘보수논객 진중권’ 씨의 말을 인용해서 기사를 쓰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다하다 이제 ‘보수논객’이 된 진중권 교수에게 다들 위로를 보내달라”고 비꼬았다.
선관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여성단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시내 곳곳에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현수막을 달려고 했지만, 선관위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선관위는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를 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전날 이런 내용을 보도한 11개 언론사에 대한 조치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선관위의 이번 결정은 이 후보의 이의신청에 따른 것이다.
심의위원회는 ‘진중권 “이재명 ‘대장동’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A언론사에 주의 조치를 하면서 “신청인(이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을 여과없이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대한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중권 “국민의힘이 대장동 100% 공공개발 반대? 이재명 거짓말”’이란 제목의 인용 보도를 한 B언론사에는 ‘공정보도 협조요청’ 조치를 내리면서 “상대 후보자와 논객의 주장,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 등을 신청인의 반론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밖에 조치대상 보도에는 진 전 교수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이 분이 실성을 했나”, “마구 질러댄다”와 같이 언급한 내용을 다룬 기사가 다수 포함됐다.
선관위가 취재원의 발언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인용 보도’를 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한 것을 두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사나 기자의 주장이 아닌 화자(말하는 사람)를 구체적으로 인용해서 보도하는 것까지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함을 따져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적용하는 것은 언론에 사전 검열을 하라는 수준의 결정”이라며 “선관위 판단대로라면 각종 인터뷰나 정당의 논평도 인용 보도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최근에 선관위 인터넷 선거보도 심의위원회에 언론사 몇 개사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고 한다”며 “그 청구서에 보면 ‘보수논객 진중권’ 씨의 말을 인용해서 기사를 쓰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다하다 이제 ‘보수논객’이 된 진중권 교수에게 다들 위로를 보내달라”고 비꼬았다.
선관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여성단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시내 곳곳에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현수막을 달려고 했지만, 선관위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선관위는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를 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