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재임 시절 7차례 해외 출장
출장마다 업무추진비 '국내'서 수백만원 사용
하루 2번 점심·저녁식사 수십만원 사용되기도
성남시 "시장 아니어도 카드 사용할 수 있어"
"업무상 필요에 따른 마땅한 사유 있었을 것"
1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업무추진비 집행 및 해외 출장 내역에 따르면,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대외적으로 공개된 해외 출장은 △브라질(2012년 5월 13일~22일) △베트남(2013년 4월 13일~20일) △뉴질랜드·호주(2015년 1월 6일~16일) △미국(2016년 3월 20일~4월 1일) △중국(2016년 5월 18일~21일) △호주(2016년 8월 1일~7일) △중국(2017년 6월 26일~29일) 등 총 7건이었다.
이 후보가 해외 출장을 간 기간 중 총 1499만2100원의 시장 업무추진비가 국내에서 사용됐다. 2012년 브라질 출장길에 올랐을 때 443만9000원, 2013년 베트남 출장 때 293만5000원, 2015년 뉴질랜드·호주 출장 때 276만6900원, 2016년 미국 출장 때 134만6000원, 2016년 중국 출장 때 73만3000원, 2016년 호주 출장 때 202만4300원, 2017년 중국 출장 때 74만7900원 등이다.
집행목적은 △업무협의 간담회 △기관 관계자와 오찬·석찬 △직원 경조사비 지급 △비서실과 시장실 다과 물품 구입 △기부금·격려금 납부 등으로 다양했다. 특히 2015년 뉴질랜드·호주 출장 기간이던 2015년 1월 10일에는 '성남FC 연간 회원권 관련 석찬 간담', '호텔협약체결 관계자 등과 석찬 간담' 등 하루에 두 차례 저녁 식사를 하는 데 36만2000원을 지출됐다. 그 다음 날인 11일에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관련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 등과 오찬 간담', '분당 리모델링 사업 추진 등 언론인과 오찬 간담' 등 하루에 두 차례 점심을 먹은 것으로 기록됐다. 식사 비용으로는 54만2600원이 사용됐다. 성남시는 시장이 해외 출장을 간 동안에도 국내에서 시장 업무추진비가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남시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관리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업무추진비라고 해도 시정 현안과 관련해 비서실장 등이 사용하는 때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부재 상황에서 업무추진비를 방만하게 쓰는 것은 안되지만, 업무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시장 본인이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며 "그 당시에는 이 시장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마땅한 사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해외 출장 당시 해당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가 국내에서 사용된 것은 '부실 행정' 등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김경률 회계사는 "시장이 해외출장으로 참석하지 않은 식사자리에서 시장의 업무추진비를 활용해 수십만원에 달하는 음식이 결제됐다면 부실 행정이거나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의원은 "시의회는 물론 정부의 합동 감사에서도 이재명 시장 측이 일정 및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면서 "이 후보가 왜 해외 출장만 가면 그의 업무추진 카드가 국내에서 수백만원까지 사용됐는지 신출귀몰한 동시접속 카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지금이라도 철저한 수사 착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