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비공개 회동…후보 선출 이후 104일만에 첫 만남
유승민, 곧장 종로 유세 합류
원팀 마지막 퍼즐 劉 "조건없이 돕겠다"…尹 "천군만마"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나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20분 동안 비공개 회동했다.

지난해 11월 5일 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뒤로 104일 만에 성사된 만남이다.

홍준표 의원이 윤 후보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고 나선 데 이어 유 전 의원이 윤 후보와 회동하면서 '원팀'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전 의원은 회동이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 "아무 조건도 직책도 없이 (윤 후보를) 열심히 돕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저는 승복 연설에서 말씀드린 생각 그대로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면서 협력하겠다는 생각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3개월 만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는 "이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고 (여권에서) 이상한 소리도 자꾸 들리고 그래서 차제에 윤 후보님이 그런 걱정을 하실지도 모르고"라며 "후보님도 여러 번 (공개 지지를) 요청하셨고요"라고 답했다.

원팀 마지막 퍼즐 劉 "조건없이 돕겠다"…尹 "천군만마"
유 전 의원은 회동 직후 예정된 윤 후보의 종로 유세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이 자신의 푸른색 넥타이와 정장 차림을 가리키며 "저도 복장이 이래서 죄송합니다만 종로 유세에 동참해서 우리 후보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도록 하겠다"고 말하자 장내에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3개월 동안 어떤 정치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 윤 후보님을 제가 비판한 것도 한 마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윤 후보에게 경제 문제 해결에 큰 비중을 둬달라는 당부를 했다면서 "주택·일자리·경제 문제 해결에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온 국가적 지혜를 총동원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메시지가 강조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가 당장은 중요합니다마는 정권교체는 늘 수단"이라며 "정권교체를 해서 꼭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역사를 발전시키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를 드렸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유 전 의원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저로서는 유승민 선배님의 격려가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 당의 원로이고 소중한 자산이고 최고의 경제 전문가로서 선거 승리뿐 아니고 향후 성공한 정부가 되게 하기 위해서 모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원팀 마지막 퍼즐 劉 "조건없이 돕겠다"…尹 "천군만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둘 다 말을 아꼈다.

유 전 의원은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후보님께 맡기겠다"며 "제 개인적 생각을 말씀드려서 혼선을 빚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성공한 정부가 꼭 야권 단일화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힘을 합칠 수 있으면 좋겠죠"라며 "흙 속의 진주 같은 인재를 발굴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2년간 잘 하다 보면 2024년 총선에서 국회의 위상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유 전 의원이)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의 대의에 함께 하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단일화 관련) 더 자세한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이후 유세 현장으로 이동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