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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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이 저처럼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되는 사람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혼동해 말실수를 빚은 것을 두고 여권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야권이 이재명 대선후보의 '우크라이나 대통령 초보 정치인' 발언을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28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 입문한 지 47년밖에 안 됐다. 집권한 지는 23년밖에 안 됐고"라고 적었다.

최강욱 의원은 "러시아 대통령 발언을 실제로 했다. 헷갈릴 게 따로 있지 옆에서 정정해주는 사람도 없나"라고 비난했다.

친여 인사 황교익 씨 또한 "푸틴이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됐다니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런 자에게 대통령 자리 맡기면 나라 말아먹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세 내용 중 "러시아 대통령이 아마 저처럼 정치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입니다"라는 부분만 편집한 5초 영상을 공유했다.

최 의원 페이스북 해당 게시물에는 "도대체 아는 게 뭐가 있나", "코미디언을 했어야 한다", "낮술 마신 거 아닌가" 등의 네티즌 혹평이 이어졌다.
"23년차인데"…윤석열 "푸틴, 정치 입문 얼마 안 돼" 발언 내막은
하지만 해당 발언은 윤 후보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순간적으로 혼동해 벌어진 실수로 파악된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경북 포항 현장 연설에서 "이 사람들(이 후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뭐라고 하는가. '힘도 없는 우크라이나가 얌전하게 있지. 러시아를 자극해서 공격받았다'고 하지 않냐"며 "그러면 우리가 일본을 자극해서 일본의 식민지가 됐나. 그러면 힘을 가지고 남의 나라를 침범하는 건 약자가 자극해서 일어난 일인가"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 대통령이 저처럼 정치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인 모양"이라며 "경험 없는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이렇게 됐다고 외국 국가 원수를 모독해서 대한민국 정치판에 죽자고 항전하고 있는 외국 대통령을 소환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금 미국 인터넷에서 대망신을 떨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정치 경력이 오래된 그런 정치인들 고위 관료들 러시아가 침공하니까 전부 도망갔지만, 이 초심자인 대통령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결사 항전하고 있다. 이거 우리가 격려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민주당의 공세와 관련해 "연설 흐름을 보더라도, 윤 후보의 발언을 5초만 더 들어보면 후보가 잠시 헷갈렸던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