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의 모습./ 뉴스1
지난 25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의 모습./ 뉴스1
존 사노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 “북한이 2027년까지 최소한 2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은 영변 핵시설이 완전히 가동 중인 것으로 포착된 상업 위성사진들을 바탕으로 했다.

사노 전 부국장은 30일(현지시간) 세계정치연구소(IWP) 초청 웨비나에서 지난 4일 촬영된 위성 사진을 제시하고 “핵무기 전달 체계도 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영변 핵시설 역시 현재 완전히 가동 중인 것으로 관찰된다”며 “영변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내놨다. 사노 전 부국장은 “그들이 수년간 중단해 왔던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다탄두(MIRV) 미사일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들이 2, 3년 이내에 그런 능력을 선보인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동아시아 국가들의 연쇄 핵무장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노 전 부국장은 “한국과 일본, 심지어 대만이 자위를 위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 정부가 자체 핵 개발에 나섰던 사례를 들고 “어느 시점에 한국 정부가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한·미 군사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분석도 내왔다. 사노 전 부국장은 “북한의 목적은 항상 체제 인정과 제재 완화에 있다”며 “그들은 대화에 앞서 핵과 미사일 동결을 요구하는 미국의 전통적 입장을 뒤집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협상에 있어 미국이 그들을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미국에 대해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기까지 그들은 대화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