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3분 만에 尹대통령 보고…조기출근해 긴급 NSC 주재
한미, 현무2·에이태킴스로 대응…F-15 30여대 '엘리펀트 워크'
외교채널 풀가동…"국제 사회 공조 통해 상황 관리할 것"
대통령실 "北 7차 핵실험 임박…핵기폭장치 작동시험 탐지"(종합)
대통령실은 25일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과 관련,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 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자격으로 브리핑을 했다.

김 차장은 핵실험 시점 전망과 관련, "아마 북한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6시부터 6시 42분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차례로 시험 발사했다는 것이 안보실 분석이다.

이 중 첫 번째 발사한 것을 신형 ICBM인 '화성-17형'으로 판단, 두 번째 발사가 있기 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 소집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어 안보실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이 미사일 발사 3분 만인 오전 6시3분 윤 대통령에게 전화 보고했고, 10여 분 후 김성한 안보실장도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조기 출근을 권유했다.

윤 대통령 주재 NSC는 오전 7시 35분에 시작됐다.

김 차장은 "NSC를 열기로 한 후 나온 두 발의 SRBM도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성능을 개량하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섞어쏘기'에 대해 "한미동맹에 대한 동시위협"으로 규정했다.

핵탄두를 멀리 쏠 수도, 짧게 쏠 수도 있다는 점을 과시한다는 점에서다.

김 차장은 "SRBM에 핵탄두를 실을 것이냐 말 것이냐는 북한 선택"이라며 "모든 미사일은 핵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실은 전날부터 북한의 ICBM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고, 관계 부처 장관에게 "저녁 회식을 하더라도 알코올이 들어가는 음식은 자제하라"며 대기령을 내렸다고 한다.

김 차장은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 "임박한 대한민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해봤다"며 "새 정부의 안보 태세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시작한 것도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부연했다.

화성-17형 시험 발사에 대해선 "(정상 발사가 아닌) 고각 발사로, 멀리 보내는 대신 본인들이 하고자 했던 분리 추진체의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나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北 7차 핵실험 임박…핵기폭장치 작동시험 탐지"(종합)
김 차장은 한미 연합 대응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우리 군은 이날 오전 중 강원 강릉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F-15 전투기 30여 대를 출격시켜 '엘리펀트 워크'를 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미군도 에이태킴스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외교적으로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김성한 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각각 통화해 양국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확장 억제 실행력의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가동해 실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든지 그동안 파행을 겪었던 야외기동훈련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정상화한다든지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오늘은 비교적 절제되고 상호 긴장을 상승시키지 않는 국면에서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냈다)"며 "앞으로 도발 양태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투발할 수 있는 전투기, 핵 추진 잠수함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선 "지금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의 도상연습(시뮬레이션)이 지난 몇년 간 거의 중단된 상태"라며 "그에 대한 세부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3원칙에 대해 "첫째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ICBM인지 정확히 기술할 것"이라며 "둘째 군사 조치에 반드시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따를 것이고, 이런 행동을 한미 군사 협조 태세를 통해 함께 실천하고 유엔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불상 발사체' 같은 용어를 배제하고, 남북 관계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도 한미연합방위태세에 우선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김 차장은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전날 대통령실 산하에 5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비서관이 주관하는 확장억제TF, 사이버안보비서관이 주관하는 사이버안보협력TF, 경제안보비서관이 주관하는 한미경제안보TF, 산업정책비서관이 주관하고 안보실과 협조하는 원자력협력TF, 안보전략비서관이 주관하는 인도·태평양전략TF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