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서구청장 공천 악재 반사이익…허태정 유성 몰표 받았지만 역부족
박빙 대전시장 선거 이장우 후보 당선…서구 득표가 승패 갈라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접전 끝에 대전시장에 당선됐다.

이 후보는 2일 오전 6시 개표율 99.95%를 보인 가운데 51.19%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

허 태정 후보는 48.80%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전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이 후보가 1%P 미만 차이로 이기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고됐다.

개표 초반 허 후보의 표밭인 유성지역 개표가 늦어졌지만, 이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동·중구지역 개표에 속도가 붙으면서 두 후보 득표율 차이는 최대 4%P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유성지역 개표 결과가 반영되면서 표 차이는 줄어들었고, 자정이 넘어가면서 득표율 차이가 1%P 미만으로 좁혀졌다.

이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숨죽여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지지자들 사이에선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손에 땀이 나는 박빙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벽 2시가 가까워져 오면서 두 후보의 표 차이는 어느새 5천 표를 넘어섰다.

득표율도 2%P까지 다시 벌어졌다.

이 후보는 대전 5개 자치구 가운데 유성을 제외하곤 4개 자치구에서 허 후보를 앞섰다.

보수 성향이 강한 동구, 중구, 대덕구에서 예상대로 우위를 보였다.

구청장을 거쳐 재선 국회의원에 오른 자신의 지역구 동구에서 허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허 후보에게는 유성구에서 몰표가 나왔지만, 승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승패는 최대 선거인 수가 몰린 서구에서 갈렸다.

엎치락뒤치락 끝에 이 후보는 서구에서 허 후보보다 득표율이 2%P 이상 앞서는 데 성공했다.

서구는 그동안 민주당의 대표적인 표밭으로 분류된 곳이다.

국회의원 6선을 지내며 국회의장에 오른 박병석 의원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양상이 달랐다.

지난 대선의 영향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민주당의 안이한 공천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중앙당은 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경선에 떨어진 장종태 후보를 다시 구청장 후보 자리에 앉혔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일부 시의원들이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견고했던 민주당 지지세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바닥 조직이 없다시피 한 정치신인인 서철모 국민의힘 서구청장 후보가 재선을 지낸 장종태 후보를 앞지른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서구청장 선거가 자연스럽게 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서 허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서구에서 이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허 후보로서는 무조건 가져가야 할 서구를 이 후보에게 내준 셈이다.

동구와 중구에서 벌어진 공천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지역은 초선의 민주당 지역위원장(국회의원)들이 자기 사람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기존 정치세력과 갈등을 빚었고, 이는 허 후보의 지지율을 잠식하는 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평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