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불출마·낙선한 지방의원 동행…실효성 의문
남은 예산 탈탈…전국 지방의회 막판 국내외 연수 논란
지방의회 임기가 10여일 남은 가운데 일부 지방의원들의 국내외 연수가 외유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 중 일부는 이번 6·1 지방선거에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의원들이어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경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3명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나라시(市)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는 이들 외에도 이상걸 경주상공회의소 회장과 상공의원 등 약 10명이 참가한다.

서 의장과 이 회장은 경주시와 자매결연한 나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지만, 관광성 일정이 많이 포함돼있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도 서구의회 의원 8명과 중구의회 의원 1명이 27일부터 2박 3일 제주도와 부산으로 각각 연수를 갈 계획이다.

수성구의회 의원 2명은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의원들에게는 1인당 70만~80만 원의 교육비가 책정됐다.

항공료 등 교통비도 별도로 제공된다.

대전시의회 권중순 의장은 이달 말 울릉도와 독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김종천 의원 등 3명의 대전시의원은 전날 대전시 협력도시인 베트남 빈증성으로 출국했다.

또 시의원 6명도 최근 제주도로 2박 3일 연찬회를 다녀왔고 추가로 제주도에서 연찬회가 예정돼 있다.

현재 8대 대전시의회 재적 의원 22명 중 제9대 시의회에 재입성한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지난 15일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3박 4일 일정으로 몽골 울란바토르를 다녀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일정에는 울산과 부산, 경남, 인천, 대전, 광주, 세종, 충남, 충북, 경북, 제주지역 시·도의회 의장 11명이 참석했다.

경기 의정부시의회와 광주시의회, 광주 서구의회 등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의원 상당수가 제주도 연수를 다녀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충북에서는 박문희 의장 등 충북도의원 4명의 몽골 방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사무처 직원 5명과 함께 지난 15일∼19일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했다.

이번 일정은 할트마 바트톨가 전 몽골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충북을 방문해 도의회와 간담회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도의회 마지막 회기 일정과 겹쳐 적절성 논란이 일었고, 한 시민단체 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도의회에 오물투척 소동을 일으키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연수는 의정활동을 더 잘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며 "임기가 끝난 의원들이 연수를 가는 건 세금 낭비나 단체 여행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대성 김근주 김선경 김도윤 장덕종 박재천 양영석 박세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