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부흥 프로젝트 1공약…"시민 행복 초일류도시로"

[출발 민선8기] 유정복호 '제물포 르네상스' 돛 올린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7월 1일 인천항 내항 1·8부두 상상플랫폼 앞에서 취임식을 열고 민선 8기 시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4년 만에 인천시장직에 복귀하는 유 당선인은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조성'을 목표로, 본인의 역량과 경험을 모두 쏟아붓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국 최연소 군수·구청장·시장, 3선 국회의원, 농림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장관 등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통해 단단한 내공을 쌓은 그의 제1공약은 인천항 내항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인 '제물포 르네상스'다.

해양수산부 소유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역사·문화·해양관광·레저·문화 중심의 '하버시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사업은 1980년대까지 인천의 중심지 기능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쇠락한 중구·동구 원도심을 살려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된다.

유 당선인이 시장 취임식 장소를 시청이 아닌 인천항 내항으로 설정한 것도 제1공약의 실현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 16일에는 인천항을 방문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인천항 내항 부지 소유권을 인천시로 이전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공약 실현을 위한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유 당선인은 또 영종도와 강화도 남단, 송도·청라와 수도권매립지 등을 연계해 글로벌 금융허브 '뉴홍콩시티'를 조성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홍콩을 대체할 금융허브 도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국제 정세를 최대한 활용해 다국적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유엔 등 국제기구 유치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일자리 60만개와 청년 최고경영자(CE0) 10만 창업을 일궈내 글로벌 중심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담고 있다.

올해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2023∼2024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으로 사업비를 산정한 뒤 2025년부터 세부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출발 민선8기] 유정복호 '제물포 르네상스' 돛 올린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개 광역단체가 얽혀 있는 해묵은 난제들을 놓고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 당선인은 우선 인천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사용을 본인의 임기 내에 종료하고, 수도권 공동 대체 매립지를 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또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제2경인선 조기 추진 등 광역교통망 구축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사업은 인천공항역에서 만나는 공항철도와 9호선 노선을 직접 연결하는 내용이지만, 서울시가 수혜 대상인 인천시도 사업비·운영비를 상당 비율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답보 상태에 놓였다.

제2경인선 사업은 연수구 청학동에서 시작해 경기 시흥·부천·광명을 지나 서울 구로구까지 이어지는 광역철도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다만 전제 사업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계획에 광명 주민들이 반발해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유 당선인은 지난 13일 송도 G타워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을 만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는 등 수도권 공동 현안을 풀기 위한 보폭도 넓히고 있다.

[출발 민선8기] 유정복호 '제물포 르네상스' 돛 올린다
유 당선인은 경제 규모 100조 시대를 열고 부산 경제를 뛰어넘는 제2의 경제도시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을 다듬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을 획기적이고 과감하게 시행하면서 4차산업·신성장 사업 육성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역 은행인 '인천은행'을 설립해 금융 역외유출을 줄이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밖에 서울 롯데월드타워보다도 높은 국내 최고 높이 건물을 송도에 건설하는 사업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첫 임기 때 극심한 시 재정난 때문에 부채 상환에 주력하느라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야한 했던 유 당선인은 이번 임기 동안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태세다.

이들 사업 대부분은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야 하고 각 정부 부처와 인접 지자체를 상대로 접점을 찾아야 하는 것들이어서 자칫 유 당선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유 당선인은 민선 6기 첫 임기 때 인천발 KTX와 시 재정 건전화 등 주요 공약을 완수했다.

하지만 제물포 르네상스나 뉴홍콩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민간투자 유치를 포함한 재원 조달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약 실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 당선인은 "인천발 KTX나 재정 건전화도 실현하기 어려운 공약이었지만 결국 해냈다"며 "어려운 것도 알고 힘든 것도 알지만 이들 난제를 풀어내는 것이 지도력이다.

시민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