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로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로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여야가 제헌절인 17일까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院)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후속 조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과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이견이 여전해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양당 원내대표는 12일 만났지만, 국회의장 앞에서 서로 고성을 지르며 말다툼을 벌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하고 17일 이전에 원 구성을 마치기로 합의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제헌절 이전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부분에서 양당 대표, 김 의장까지 일정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그동안 논의가 답보 상태에 있었던 이유로 민주당이 내건 사개특위 참여 등 ‘전제조건’을 꼽았다. 민주당은 사개특위 위원으로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 단체 1명을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5 대 5로 나눠 참여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그런 부분은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끼리 만나 협의하고 상임위 배분에 대해서는 원내수석부대표끼리 만나 얘기해 전체적으로 일괄 타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국회 개혁 조치나, 4월 (검수완박법) 합의안에 대한 내용도 원내대표나 국회의장이 논의의 틀을 만들어 계속 논의해 빠르게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도 사개특위 구성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에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저는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며 “말로만 민생, 민생 걱정한다고 하지 말고 상임위 구성부터 하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집권 여당이 무한책임이 있는 만큼 통 크게 양보하고 야당에 협조한다면 오늘이라도 원 구성 문제를 타협하고 마무리 지어서 속도감 있게 입법 심사를 포함한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실질적으로 개선해 국회가 국민 혈세를 제대로 심사하고 결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는 안착시켜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는 두 사람이 고함을 치며 말다툼을 벌이는 소리가 문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마음대로 하라니까, 다 받고 싶은 대로”라고 한 뒤 “민주당도 사과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약속을 (국민의힘 쪽에서) 깬 건데 사과하라”고 맞받아쳤다. 검수완박법 통과 당시 양당 원내대표가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깨진 것을 두고 언쟁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회동을 마친 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맨날 똑같은 주장을 하니까 속이 터져서 그랬다”며 “상임위만 협상을 통해 구성하면 원 구성이 완료되는데 계속 사개특위 구성과 관련해 조건을 붙이는데 이렇게 하면 논의가 의미가 있느냐”고 토로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