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망 무임승차 방지법’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크게 늘면서 구글, 넷플릭스 같은 대형 글로벌 콘텐츠기업(CP)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이들 CP에 대해서도 국내 망 이용 대가 의무를 적용하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달 들어 민생우선실천단 산하 ‘빅테크 갑질 대책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망 사용료 법안 논의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소속 의원들이 KT 목동 인터넷데이터센터 현장을 방문해 통신 3사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TF 팀장인 한준호 의원은 “현재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을 포함해 법 개정을 위한 점검을 조속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는 망 사용료 관련 6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대부분 해외 CP의 망 이용 계약 체결을 의무화하고, 이용 대가를 계약 내용에 반영한 개정안이다. 이원욱(민주당) 김상희(민주당) 전혜숙(민주당) 김영식(국민의힘) 박성중(국민의힘) 양정숙(무소속) 의원 등이 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만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하고 있어 역차별이란 목소리가 업계에서 꾸준히 나왔다. 망 사용료 법안은 올해 4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안건으로 다뤄졌지만, 한국-미국 통상 갈등과 찬반 논쟁을 고려해 의결을 보류하는 대신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글로벌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토론회’에선 “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할 때 플랫폼도 함께 진출하는데 망 사용료는 K-콘텐츠가 해외에 진출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