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외빈 영접, 정부인사에 대해 제공 지침"
정부, 펠로시 의전논란에 "의회인사 방한시 행정부가 영접안해"
외교부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영접 인사가 없었다는 의전 논란과 관련해 "외국의 국회의장 등 의회 인사 방한에 대해서는 통상 우리 행정부 인사가 영접을 나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외빈 영접은 정부의 공식초청에 의해 방한하는 외빈에 대해 제공하는 예우이며, 우리 의전 지침상으로도 국가원수, 총리,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에 대해 제공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나 최근 다른 나라 국회의장 방한 시에도 정부 측 영접 인사는 없었다고 그는 언급했다.

하원의장급 인사 방한 시의 의전 규정이 외교부 차원에서 마련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의회의 카운터파트인 국회에 관련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한국 측에서도 입법부가 카운터파트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의전 문제 역시 국회 측에서 조율할 일이라는 취지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만 방문 직후인 전날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공개한 입국 당시 사진을 보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측 인사들만 영접을 나가고 한국 국회나 정부 인사는 없어 '의전 홀대'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다만 국회 측 인사들이 영접을 나가지 않은 것 역시 미측과의 사전 실무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국회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외교부가 크게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펠로시 의장의 입국 당일 오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기 때문에 면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편 안은주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 언론사 기자가 펠로시 의장 문제를 거론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한국 측의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고 묻자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정부는 최근 대만해협 동향을 주시 중이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역내 안보와 번영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