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무소속 의원. / 사진=연합뉴스
윤미향 무소속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 보조금·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과 포탄을 발사한 지난 2일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을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조선로동당 소속 의원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제가 의원님 글을 잘못 읽은 건지 제 두 눈을 의심해 한 번 더 읽었다"며 "오늘 북한이 미사일과 포탄을 발사해 대한민국 국민인 어민들이 조업하다가 피해를 봤을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 부대변인은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북한의 도발에 항의는커녕 유감 표시도 아니고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을 멈추라는 거냐"며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고 했다.

이 부대변인은 "한반도에 전쟁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주체는 대한민국이나 미국이 아닌 시도 때도 없이 도발을 일삼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협하는 북한"이라며 "신호 대기 중인 차에 사고를 내고 왜 거기 서 있었냐 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라며 "의원님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조선로동당 소속 의원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일 관계를 주제로 한 자신의 언론 인터뷰를 공유하면서 "슬픔이 가득 찬 우리 하늘에 240여 개 전투기가 군사 훈련을 하며 평화를 위협하고 그에 맞서 북에서 미사일이 날며 과거 훈련으로만 하던 공습경보 발령이 실제가 되고"라고 적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은 그때마다 '엄정 대응' 지시 반복이고, 일본의 극우 정치인 아소 다로 전 총리는 한국에 와서 강제 징용 문제 등 양국 간 현안과 북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도 회담하고 외교부 장관도 회담할 것이라 하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미국, 그 누구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우리 땅의 평화를 뺏기지 않기 위해 우리의 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한반도에 전쟁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을 당장 멈추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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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 10여 발을 동·서해를 향해 발사한 사실을 포착했다. 또 오후 1시 27분께는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발사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탄했다.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NLL 이남으로 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북한은 다음 날인 3일 또 장·단거리 탄도미사일 총 3발을 발사했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센터에서 자동으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께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공습경보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고, 경계경보로 대체됐다.

군은 북한의 동해 NLL 이남 공해상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공군 F-15K, KF-16이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실시했다. 합참은 "군의 정밀사격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반발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