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벌였던 일부 세력이 내년 3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이 ‘당원 투표 100%’로 전당대회 룰 개정을 추진하면서 조직적으로 당원이 된 이들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은 지난 몇 달간 보수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점령 운동’을 벌였다. 전 목사는 “우리(국민의힘)가 다음 총선에서 200석을 확보할 경우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총선 승리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수 유튜버인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전 목사 집회에 참석해 “전 목사가 이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다라고 지명하면 우리가 뽑아주면 된다”며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전 목사 측은 우파 마을 조직인 ‘자유마을’ 운동을 통해 풀뿌리 세력 조직에도 나섰다.

지난달 국민의힘에는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적은 입당원서가 밀려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중 3개월만 당비를 납부하면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권한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수는 이준석 전 대표를 선출한 지난해 6월 28만 명에서 최근 79만 명까지 늘어났다.

전 목사는 아직 지지하는 당권 주자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내년 1월 본격적인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입장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전 목사 측뿐만 아니라 각종 종교단체에서도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투표 100%’로 전당대회 룰이 바뀔 경우 특정 세력이 전당대회 투표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동안 전 목사 추천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물론 주소지가 같은 입당신청서가 뭉텅이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며 “특정 세력의 의견이 과대 대표되는 상황이 올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