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27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 일대를 비행하던 새떼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군용기 20여 대로 대응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는 우리 군용기를 북 무인기로 오판했고, 해병대 통보를 받은 인천시는 강화군 주민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후 1시께 강화군 지역에서 미상 항적을 포착하고 현장에 군용기로 구성된 타격자산을 투입했다. 합참은 출동한 군용기들을 통해 항적 정체가 새떼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군용기들은 오후 4시까지 일대를 비행하며 무인기를 추적하기 위한 작전을 펼쳤다. 경고 방송과 사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투입된 군용기는 지난 26일 작전과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군은 무인기 5대를 추적하기 위해 F-15K, KF-16 등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아파치 및 코브라 공격헬기 등 군용기 20대를 동원했다.

27일 작전 과정에선 인천시가 재난안전문자를 보내면서 강화도 일대 주민이 한때 불안에 떨기도 했다. 오후 1시30분께에 석모도 일대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적을 확인한 해병대가 이를 즉시 인천시에 알렸고, 인천시는 오후 2시57분께 ‘석모도 지역에 무인기가 관측됨에 따라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석모도가 있는 삼산면과 인접한 교동면 일대에는 스피커로 안내방송을 송출했고, 주민대피시설을 개방했다.

우리 군이 북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데 이어 새떼를 무인기로 오판하는 등 탐지 능력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6일 무인기 대응을 위해 출격한 KA-1 경공격기 1대가 강원 횡성군 횡성읍 일대에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KA-1 조종사 2명은 무사히 탈출했고, 별도의 민간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