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서울 비행금지 구역에 진입한 사실을 놓고 여야 전직 장성 간의 '음모론' 논쟁이 벌어졌다.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사전에 '비행금지구역 침투설'을 제기한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북 내통설"을 제기하자, 김 의원은 "국방부와 합참이 출처"라며 반박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권이) 마치 내가 북한과 내통한 것 아니냐는 투로 말해 황당해서 밤잠이 안 왔다"며 "지도를 볼 줄 아는 서울시민이면 알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 사진=뉴스1
김병주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 사진=뉴스1
우리 군은 지난달 26일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다섯 대 중 한 대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까운 비행금지구역까지 침투한 것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합참에서 보고한 비행궤적을 토대로 은평·종로·동대문·광진·남산 일대까지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군이 공개한) 무인기 궤적이 쭉 연결되어 있길래 계속 추적했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다'라고 답하더라, 탐지 안됐을 땐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더니 대충 (예상경로로) 연결했다더라"라며 "그러면 이것(비행금지구역)이 들어갔을 의혹이 있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하라고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행금지구역 반경 3.7km는 들어오면 무조건 격추시키는 구역"이라며 "그 구역에 적기가 들어왔다는 것은 완전한 경호작전의 실패"라고 강조했다.

방공진지의 위치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방공진지는 제일 높은 데 있어야 한다"며 "용산은 주변 빌딩 숲에 가려져 있어 민간 아파트나 민간 기업 빌딩에 진지를 만들어야 해 올리는 데 제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의 발언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 내통설' 등을 의식한 것이다.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정녕 스스로 북한의 꼭두각시이거나 '트로이 목마'를 자처하는 건가"라고 했다.

신 의원은 김 의원의 지난달 제기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 발언에 대해 "그 내용을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 국민 앞에 설득력 있게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이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채도사 흉내로 일관한다면, 이는 김 의원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3일에야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음을 확정했는데, 북한 당국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는 것 외에 김 의원이 사전에 관련 내용을 아는 게 불가능했다는 게 신 의원 주장이다.

이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출처는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장관과 합참의장이 국방위에서 보고한 항적자료 및 국방위에서 증언을 기반한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구글 어스 등을 놓고 행적을 분석하니 북한 무인기가 P-73(비행금지구역) 안에 들어왔음을 알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육군미사일사령관과 3군단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신 의원은 김 의원의 육사 선배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차장 등을 지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