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왼쪽),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왼쪽),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6일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와 그가 출연한 CBS 라디오 프로그램을 방송심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진 교수가 라디오에서 장 이사장의 공약을 두고 "나치 수준의 용어"라고 비판해서다.

장 이사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이하 한판승부)와 진 교수를 방심위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약을 비판할 순 있지만, 나치라는 표현은 금도를 넘은 막말이고 망언"이라며 "진 교수도 독일에서 공부했다면 나치라는 단어가 절대 쓰면 안 되는 혐오 표현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했다.

또 장 이사장은 한판승부를 제소한 이유에 대해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과 진 교수를 '공동 진행자'로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야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판으로, 이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방송사에 출연 패널 관련 "여야 균형을 맞춰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이사장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공동 진행하는데, 나머지 한 명은 국민의힘 소속이어야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추는 것 아니냐"며 "당적이 있는 사람을 공동 진행자로 기용하려면 여야 균형을 맞추는 게 기본인데, 만약 종편 채널에서 국민의힘 당직자와 중도 보수 성향 평론가를 공동 진행자로 기용한다면 민주당과 방통위, 방심위가 가만히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진 교수의 막말이 반갑고 고맙다. 진 교수가 비판한 후보는 당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제 개인의 영달이 아닌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추기 위해 한판승부와 진 교수를 방심위에 제소하며, 나치 발언에 대한 진 교수의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 교수는 전날 한판승부에서 함께 출연한 장 이사장의 ▲정치개혁을 위한 86 운동권의 퇴장 ▲노동개혁을 위한 민주노총 해체와 노조 정상화 ▲보수개혁을 위한 가짜 보수 청산 등 3대 개혁 공약을 듣곤 "거의 나치 수준의 용어처럼 들린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민주노총 해체라든지 노조는 헌법에 보장하는 권리인데, 반헌법적인 내용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금 선동하는 거 아니냐"며 "이런 식의 어법이 과연 정치인의 어법으로 적절한지, 저는 상당히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86 운동권, 민주노총, 가짜 보수를 딱 적으로 설정하는 게 상당히 선동적"이라며 "구체적이고 정책적으로 접근하는 문제가 아니고, 특히 MZ세대들을 선동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강하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진 교수는 장 이사장이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두고 가짜 보수라고 하자 "(장 이사장) 본인은 지금 진짜 보수라는 거냐"면서 "코미디를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