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 이집트 수출 '청신호'…현지서 생산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집트 최대 국영 방산업체와 고등훈련기 현지 생산에 합의했다. 올해 이집트가 진행 중인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에서 KAI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FA-50 경공격기(사진) 수출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20일 국방 전문 해외 매체 제인스 등에 따르면 이집트 국영 군산복합체인 아랍산업화기구(AOI)는 최근 KAI와 고등훈련기 현지 생산에 합의했다. AOI 성명에 따르면 목타르 압델 라티프 AOI 의장은 이헌승 전 국회 국방위원장,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진욱 주이집트 대사 및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고위 임원 등과 카이로에서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이집트 내 훈련기 생산 방식과 향후 아프리카, 중동 지역 수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지 공장으로는 이집트 국영 방산업체인 헬완 소속 항공기 제작공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 ‘아프리카 의회 외교 포럼’ 소속 의원들이 방산업체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OI는 이집트 주도의 범아랍 방위산업체로, 주로 외국 업체와 합작 생산한다. 9개 공장에 1만8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AOI는 ‘고등훈련기’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합작 생산 대상은 지난해 KAI가 폴란드에 수출한 FA-50 경공격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방산업체의 이번 방문은 올해 이집트 수출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FA-50 경공격기 판매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KAI는 앞서 지난해 11월 훈련기 현지 생산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집트는 중국산 훈련기를 운영 중인데, 기체 신뢰도 등의 문제로 조기 퇴역을 결정한 상태다. 방산업계에선 올해 이집트가 훈련기 전체를 교체한다면 100여 대의 FA-50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집트에 훈련기 현지 공장이 세워지면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한국 방산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AI 관계자는 “아직 MOU 수준의 단계”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사전에 현지 방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군도 수출 지원에 적극적이다. T-50B 8대로 이뤄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지난해 카이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곡예비행을 선보였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