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의힘이 실업급여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일해서 받은 급여보다 일을 그만두고 받는 실업급여가 더 많은 ‘역전 현상’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임이자)는 오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실업급여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에서는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참석하고, 당에서는 특위 위원을 비롯해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이 자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7년 119만6000명이던 실업급여 수급자는 지난해 162만8000명으로 5년 새 36.1% 늘었다. 이 중 27.8%(45만3000명)는 월급(실수령 기준)보다 더 많은 금액의 실업급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급자 4명 중 1명에게 실업급여가 월급을 초과하는 ‘소득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2018년 말 9조7097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413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실업급여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3~8개월에서 4~9개월로 늘리고, 실업급여 기준액은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퇴직 전 3개월간 하루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높였다.

여기에 최저임금이 최근 5년간 27.8% 급등하면서 이와 연동되는 실업급여 규모가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업급여 하루 하한액(8시간 근무 기준)은 2017년 4만6584원에서 올해 6만1568원으로 늘었다. 월 기준 188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각종 사회보험료 납부를 제외하면 실업급여 수령액이 급여보다 많은 사례가 빈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말 “한국의 실업급여 제도가 근로 의욕과 재취업 유인을 낮춘다. 이런 나라는 회원국 중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