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기정, 광주 폭우 피해 속출할 때 '가우디 관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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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 폭우 우려 속 유럽 순방 강행
광주시 공무원들 전원 비상 근무하는데
'문화탐방' 명목 바르셀로나 관광지 방문
與 "국민 앞에 고개 들 염치 있나"
광주시 공무원들 전원 비상 근무하는데
'문화탐방' 명목 바르셀로나 관광지 방문
與 "국민 앞에 고개 들 염치 있나"
'호우 경보'가 내린 광주광역시에서 침수 등 비 피해가 속출할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유럽 순방 일정에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둘러보는 등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표 관광지 방문이 포함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민주당은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며 조기 귀국을 해야 했다고 비판해왔다. 그런데 이번 강 시장의 '10박 12일' 유럽 순방 일정 방문 장소 중엔 현지 '대표 관광지'라 꼽히는 곳들이 몇몇 있어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경닷컴이 단독 입수한 광주광역시의 '국외 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강 시장은 많은 비가 예보된 지난 22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출국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강 시장 등 대표단은 광주에 폭우가 쏟아진 23일 오후(현지시간 23일 오전),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유명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을 둘러본다. 가우디 건축물 투어는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의 전형적인 관광 코스로 꼽힌다. 다음 날에는 카탈루냐 음악당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2025년 세계 양궁선수권 개최지인 광주를 유럽에 알린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지속 가능 도시를 비전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강 시장의 세부 출장 일정을 살펴보면, 첫째 날과 둘째 날 일정은 사실상 '관광'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같은 시각 광주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3단계'를 발령해 전 직원 비상근무를 소집하고 있었다. 광주경찰청 역시 집중 호우피해 예방을 위해 재난 비상 '갑호'를 발령해 재난 상황에 대응하고 있었다. 광주에는 전날까지 주택 침수, 차량 침수 등 총 22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의 '집중 호우'는 강 시장이 출국하기 전부터 예보돼 있었다. 강 시장이 출장을 떠나기 전인 지난 21일, 광주 기상청은 22일 새벽부터 24일까지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보한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24일(현지시간)에는 '친환경 스마트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이라는 명목으로 강 시장이 '바르셀로나 혁신지구' 현장을 탐방한 뒤 유명 관광지인 ▲'카탈루냐 음악당'을 방문했다. 총 10박 12일로 계획된 이번 유럽 순방길에는 이 외에도 ▲독일 라이프치히 현대미술관 방문 등의 '관광성' 일정이 일부 포함돼 있다.
광주시는 이번 순방에 강 시장의 체재비와 항공운임 등 총 1480만원을 비롯, 11명의 출장비로 총 7090여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호우 피해 상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되면 해외 일정을 미룰 계획이었으나, 광주에는 특별하게 인명 피해가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시장이 실제 세부 일정표대로 움직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수차례 확인을 요청해도 답하지 않았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광주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3개 마을 130여 명이 대피하는가 하면, 어제도 노후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대피했고, 오늘 새벽에도 오래된 건물이 붕괴돼 관계당국이 통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수해의 현장 어디에도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민들이 비 피해를 걱정하며 마음을 졸이는 동안, 강 시장을 비롯한 일행은 친환경 스마트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을 견학하고, 글로벌 기업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황 수석부대변인은 또 "민주당은 그동안 외교 일정과 수해 피해를 함께 챙긴 대통령을 향해 '왜 일찍 오지 않았냐'는 정쟁을 쏟아냈다"며 "그러면서 정작 수해 관련 법안의 해당 상임위원장은 베트남으로 떠나는 내로남불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민주당이 대놓고 폭우가 예상된 상황에서 해외로 떠난 민주당 소속 강 시장에게는 무엇이라 할 것인지 궁금하다"며 "민주당과 강 시장은 광주시민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민주당은 강 시장에 대해 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민주당은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며 조기 귀국을 해야 했다고 비판해왔다. 그런데 이번 강 시장의 '10박 12일' 유럽 순방 일정 방문 장소 중엔 현지 '대표 관광지'라 꼽히는 곳들이 몇몇 있어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경닷컴이 단독 입수한 광주광역시의 '국외 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강 시장은 많은 비가 예보된 지난 22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출국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강 시장 등 대표단은 광주에 폭우가 쏟아진 23일 오후(현지시간 23일 오전),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유명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을 둘러본다. 가우디 건축물 투어는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의 전형적인 관광 코스로 꼽힌다. 다음 날에는 카탈루냐 음악당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2025년 세계 양궁선수권 개최지인 광주를 유럽에 알린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지속 가능 도시를 비전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강 시장의 세부 출장 일정을 살펴보면, 첫째 날과 둘째 날 일정은 사실상 '관광'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무원 전원 '비상근무'…강기정은 가우디 투어로 바빴나
특히 광주가 '물난리'를 겪고 있던 24일(현지시간 23일), 강 시장은 '바르셀로나 도시 건축물 탐방'이라는 주제로 가우디의 건축물을 돌아보는 일정을 짰다. ▲구엘공원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을 본 뒤 ▲고딕 지구 ▲몬주익 언덕까지 탐방하는 코스로, 바르셀로나의 유명 건축물을 두루두루 살펴보도록 했다.같은 시각 광주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3단계'를 발령해 전 직원 비상근무를 소집하고 있었다. 광주경찰청 역시 집중 호우피해 예방을 위해 재난 비상 '갑호'를 발령해 재난 상황에 대응하고 있었다. 광주에는 전날까지 주택 침수, 차량 침수 등 총 22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의 '집중 호우'는 강 시장이 출국하기 전부터 예보돼 있었다. 강 시장이 출장을 떠나기 전인 지난 21일, 광주 기상청은 22일 새벽부터 24일까지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보한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24일(현지시간)에는 '친환경 스마트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이라는 명목으로 강 시장이 '바르셀로나 혁신지구' 현장을 탐방한 뒤 유명 관광지인 ▲'카탈루냐 음악당'을 방문했다. 총 10박 12일로 계획된 이번 유럽 순방길에는 이 외에도 ▲독일 라이프치히 현대미술관 방문 등의 '관광성' 일정이 일부 포함돼 있다.
광주시는 이번 순방에 강 시장의 체재비와 항공운임 등 총 1480만원을 비롯, 11명의 출장비로 총 7090여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호우 피해 상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되면 해외 일정을 미룰 계획이었으나, 광주에는 특별하게 인명 피해가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시장이 실제 세부 일정표대로 움직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수차례 확인을 요청해도 답하지 않았다.
◆尹에게 비난 퍼붓던 野…與 "이번엔 뭐라 할지 궁금"
국민의힘은 강 시장의 이번 출장에 대해 "강 시장이 수행하고 있는 일정이 광주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중요한 일정인가"라며 "국민 앞에 고개 들 염치가 있나"라고 강력 비판했다.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광주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3개 마을 130여 명이 대피하는가 하면, 어제도 노후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대피했고, 오늘 새벽에도 오래된 건물이 붕괴돼 관계당국이 통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수해의 현장 어디에도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민들이 비 피해를 걱정하며 마음을 졸이는 동안, 강 시장을 비롯한 일행은 친환경 스마트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을 견학하고, 글로벌 기업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황 수석부대변인은 또 "민주당은 그동안 외교 일정과 수해 피해를 함께 챙긴 대통령을 향해 '왜 일찍 오지 않았냐'는 정쟁을 쏟아냈다"며 "그러면서 정작 수해 관련 법안의 해당 상임위원장은 베트남으로 떠나는 내로남불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민주당이 대놓고 폭우가 예상된 상황에서 해외로 떠난 민주당 소속 강 시장에게는 무엇이라 할 것인지 궁금하다"며 "민주당과 강 시장은 광주시민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민주당은 강 시장에 대해 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