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제3의 부동산 폭락기 온다"…장수 건설사 회장님이 몸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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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금융위기 유사한 침체 올 것
지방 부동산시장 몰락은 위기 징후
지방 부동산시장 몰락은 위기 징후
“내년부터 부동산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 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50년 주택건설 외길’을 걸어온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73)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별탈없이 보냈다. 수많은 중견 주택업체들이 이때 쓰러졌지만 금성백조주택은 살아남았다. 정 회장이 경제 위기를 예측해 선제 대응한 덕분이다. 정 회장은 세 번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한 이유다.
◆외환위기·금융위기 선제 대응
최근 대전 서구 금성백조주택 본사에서 만난 그는 위기관리 CEO로 불린다. 시장을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외환위기가 닥치기 2년 전인 1995년 회사 몸집을 절반으로 줄였다. 덕분에 우방, 청구, 건영 등 탄탄했던 중견 건설업체뿐 아니라 대우그룹, 한보그룹 등 대기업마저 잇달아 도산하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도 1년간 주택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번에도 월드, 우림, 성원 등 쟁쟁한 주택업체들이 도산하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 회장은 ‘통계’에서 위기의 조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국내외 통계를 들여다보니 부동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거품이 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신규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1997년에 이어 2008년 경제 금융위기도 무사히 극복했다. 위기 상황이 벌어지기에 앞서 내부적인 체질 개선과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덕이다. 그 결과 시공능력평가(도급) 순위는 꾸준히 올라 올해 50위를 기록했다. 1981년 창립 이래 37년 간 흑자 행진도 이렇게 이뤄졌다. 정 회장은 “경기가 호황일 때 불황을 대비하고 불황일 때 호황을 준비하는 자세가 37년 간 회사를 적자 없이 이끌어 온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제3의 위기 온다”
정 회장은 내년에 1997년과 2008년과 유사한 시장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외 산업통계에서 하나둘 위기가 감지되는 까닭이다. 그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를 위기의 징후로 꼽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달 경남 입주경기 실사지수(HOSI)는 35.7로, 작년 월 조사 이후 처음 30선을 기록했다. 경북HOSI 지수도 40대에 머물렀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치로 그 미만이면 입주 여건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정 회장은 “공급 과잉에 제조업 몰락이 겹쳐 지방 주택경기가 쉽게 살아나기 어렵다”며 “지방에 기반을 둔 주택업체들은 혹독한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최저인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도 건설업계의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로 인한 인건비 상승으로 지방 중소 건설사들가 수익성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도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력산업이 속속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고,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 분야에서도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며 “국내 산업이 위축되면 건설업계도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50년 주택건설 외길’을 걸어온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73)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별탈없이 보냈다. 수많은 중견 주택업체들이 이때 쓰러졌지만 금성백조주택은 살아남았다. 정 회장이 경제 위기를 예측해 선제 대응한 덕분이다. 정 회장은 세 번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한 이유다.
◆외환위기·금융위기 선제 대응
최근 대전 서구 금성백조주택 본사에서 만난 그는 위기관리 CEO로 불린다. 시장을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외환위기가 닥치기 2년 전인 1995년 회사 몸집을 절반으로 줄였다. 덕분에 우방, 청구, 건영 등 탄탄했던 중견 건설업체뿐 아니라 대우그룹, 한보그룹 등 대기업마저 잇달아 도산하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도 1년간 주택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번에도 월드, 우림, 성원 등 쟁쟁한 주택업체들이 도산하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 회장은 ‘통계’에서 위기의 조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국내외 통계를 들여다보니 부동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거품이 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신규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1997년에 이어 2008년 경제 금융위기도 무사히 극복했다. 위기 상황이 벌어지기에 앞서 내부적인 체질 개선과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덕이다. 그 결과 시공능력평가(도급) 순위는 꾸준히 올라 올해 50위를 기록했다. 1981년 창립 이래 37년 간 흑자 행진도 이렇게 이뤄졌다. 정 회장은 “경기가 호황일 때 불황을 대비하고 불황일 때 호황을 준비하는 자세가 37년 간 회사를 적자 없이 이끌어 온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제3의 위기 온다”
정 회장은 내년에 1997년과 2008년과 유사한 시장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외 산업통계에서 하나둘 위기가 감지되는 까닭이다. 그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를 위기의 징후로 꼽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달 경남 입주경기 실사지수(HOSI)는 35.7로, 작년 월 조사 이후 처음 30선을 기록했다. 경북HOSI 지수도 40대에 머물렀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치로 그 미만이면 입주 여건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정 회장은 “공급 과잉에 제조업 몰락이 겹쳐 지방 주택경기가 쉽게 살아나기 어렵다”며 “지방에 기반을 둔 주택업체들은 혹독한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최저인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도 건설업계의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로 인한 인건비 상승으로 지방 중소 건설사들가 수익성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도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력산업이 속속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고,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 분야에서도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며 “국내 산업이 위축되면 건설업계도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