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서울에서 10억으로 전원주택 생활하는 '개화동'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리 동네 어떤 밸류 - (8) 개화동 단독주택
오래된 규제 탓에 서울에서 보기드문 2층 주택들 밀집지
편의 시설은 절대부족…주민들은 종상향 원해
오래된 규제 탓에 서울에서 보기드문 2층 주택들 밀집지
편의 시설은 절대부족…주민들은 종상향 원해
지역의 최신 부동산 이슈를 생생하게 살펴보는 ‘우리동네 어떤밸류’ 시리즈입니다. 지도와 사진, 그리고 가장 빠르고 정확한 거래 사례를 통해 우리 동네 부동산의 가치와 숨은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이번 주는 서울에서 완벽한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강서구 개화동의 5개 마을을 살펴봅니다. 밸류맵과 집코노미가 함께하는 ‘우리동네 어떤밸류’ - 개화동편 지금 시작합니다. [집코노미 편집자 주]
◆서울 속 전원주택 단지, 개화동 다섯 마을
김포아라대교를 건너 서울 남부순환도로로 들어서는 왕복 10차선 개화동로에 들어서면 나지막한 뒷산 아래 질서 있게 모여 있는 단독주택이 200여채 남짓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서는 공항고속도로나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흔히 보는 풍경이다. 참 한적해 보이는 이 곳이 한때 연예인 정형돈이 거주하며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던 개화동이다.
개화동은 위치상으로 서울 서쪽 끝인 강서구에서도 가장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직선거리로 1.7km로 가까운 편이다. 예전에는 서울에서 외곽동네 중 하나 정도로 인식됐다. 이제는 중간에 마곡지구가 조성되면서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주택단지가 됐다. 서울에서 보통 주택들이 몰려 있는 지역은 단독주택 보다는 빌라들이나 다가구·대세대들이 집중됐다. 도로구획도 반듯하지 않고, 골목도 지저분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개화동만은 다르다. 서울임에도 경기도 외곽에 기획된 주택단지들처럼 나란히 조성됐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개화동은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보다 낮은 가격에 2층짜리 주택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새로운 부촌으로 뜨고 있다는 개화동의 과거와 현재를 꼼꼼히 짚어봤다.
대화동로 동측과 개화산(128m) 사이에 개화동이 있다. 상사‧부석‧신대‧내촌‧새말마을 등 5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이들 마을은 1979년 취락구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신규 조성 됐다. 취락구조개선사업이란 기존의 새마을 사업으로 농촌 주택 지붕을 슬레이트로 바꾸는 사업이었다. 동네 주택을 다 헐어내고 구획을 정리해 택지를 조성해 집을 새로 지었다. 조성 당시 도심과 가까운 전원주택 소개되기도 했다. 건축비가 없는 원주민들은 이축권(집 지을 권리)을 매매해 외곽으로 밀려나고 오히려 외지인들의 들어왔다는 얘기가 있었다. 지금의 재개발‧재건축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일대는 지금도 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건폐율 50%, 용적률 100%를 적용받고 있다. 2층 이하 층수만 허용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경우 1종 일반지역으로 용도상향해줄 것을 장기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난개발이 되지 않는 요인이 됐다. 서울의 다른 단독주택단지와는 다르게 구옥이 빌라촌으로 난개발 되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개방감 있는 구옥들, 개성 있는 신축주택들
지난달 평일 오후에 방문한 개화동 골목길은 인상적이었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고 상업시설도 전무하다 보니 동네 분위기는 조용했다. 더구나 각 주택별 대진면적이 265㎡(80여 평)에 달하고 건폐율도 50%에 불과해 집집마다 면적 120㎡가 넘는 정원과 주차장을 가지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개방감이 느껴졌다. 층고도 2층으로 제한돼 김포공항까지 넓은 조망권이 확보되어 있었다. 개화산에서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이나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반려견들의 소리에 진짜 전원주택 단지를 방문한 느낌이었다.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자 놀라운 풍경이 벌어졌다. 각각의 개성과 스타일을 살린 신축 주택들이 즐비했다. 마치 단독주택 전시장을 야외에 차려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구옥들과는 다르게 한 집도 같은 형태 및 재료로 지어지지 않았다. 저마다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어 단독 주택 신축을 준비하는 건축주들에게 좋은 학습 공간으로 보였다. 기존 주택들도 담장을 허물고 정원이나 주차장을 만들거나, 각각의 개성으로 살려 다양하게 리모델링했다. 신축 주택 못지않은 개성을 보여줬다. 정원수들의 푸릇함이 돌아오는 봄여름이 되면 개별 주택들의 개성이 더욱 나타나면서 계절감을 듬뿍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개화동의 단독주택 유형을 밸류맵에서 임의로 구분해 보았다. ▲외형과 내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기본형 ▲외형은 구옥 그대로지만 단열이나 화장실·주방 등을 개보수한 내부개선형 ▲담장을 터서 주차장을 만들고 내‧외부를 부분적으로 수리한 부분 리모델링형 ▲기존 주택의 골조만 남기고 전체를 리모델링하거나 증축한 전체 리모델링형 ▲기존 주택을 허물고 새롭게 신축한 유형 등 5가지 정도로 나뉘었다.
신축 혹은 전체 리모델링형 주택은 마을 안쪽에 집중 분포됐다. 개화산과 인접하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마을 안쪽의 선호도가 높았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는 그만큼 새로 지은 깨끗한 집들이 몰려 있었다. 반면 도로변이나 상사마을이 경우에는 개보수를 하지 않은 구옥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도로변의 경우에는 소음이나 분진 등의 이유로 외부인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떨어졋다. 상사마을의 경우 다른 4곳의 마을 평균면적이 265㎡에 비해 200㎡로 작은 편이었다. 외지에 떨어져 있다보니 투자가 적고, 신축보다는 구옥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이라고는 하지만…생활편의시설 '절대' 부족
교통 여건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개화역이 도보 혹은 마을버스를 통해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다. 김포공항과 인접함으로 얻어지는 올림픽대로, 공항고속도로, 내부순환도로, 방화대교 등의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다만 생활편의시설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요즘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편의점이 5개 마을 어디에도 없었다. 점방 정도로 표현해야 하는 슈퍼가 마을마다 한 곳 정도 있을 뿐이었다. 편의점을 이용하려면 개화역사까지 이동해야 했다. 당연히 은행, 마트, 의원, 약국 등도 없다. 간단하게 식사할 식당이나 분식점 커피숍 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교육이나 보육여건까지 보태면 거주를 기피할만한 조건이었다. 일단 5개 마을 내에 유치원 및 어린이집은 전무한 상태였다. 초등학교는 내촌마을 아래쪽에 있는 개화초등학교 뿐이었다. 어느 마을에 살건 이 학교로 배정이 된다. 상사마을 기준으로 1.7km 이상 이동해야 한다. 재학생은 2018년 기준 165명이다. 마을 안에 상업시설은 부동산 사무실 두어 곳과 내촌마을에 위치한 세탁소가 전부였다. ◆꾸준히 상승하는 개화동 집값, 대장주는 내촌마을
마을별로 가격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거래가 적다보니 비교는 어려웠다. 2018년 5개 마을 전체 거래건수가 8건에 불과했다. 범위를 늘려보면 거래건수가 제법 있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개화동 5개 마을 총 거래건수는 74건이었다. 해마다 10여건 중반 정도가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동 주택의 총 필지수가 대략 340여개로 이중 사무실이나 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제외하고 300채 정도의 주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전체 물량의 5% 정도가 해마다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토지를 기준으로 2014년에는 3.3㎡당 774만이었던 평단가가 작년에는 1166만원으로 50% 가량 상승했다. 해마다 평균 100만원 정도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면적도 가장 넓고 개화역과 가장 가까운 내촌마을의 인기가 높았다. 2014년 이후 총 27채의 거래가 이뤄져 전체 거래건수의 36.4%가 내촌마을에서 이뤄졌다. 2018년 기준으로 토지 평단가는 1400만원 수준으로 평균에 비해서도 200만원 이상 높은 편이었다.
부석마을의 경우 지난해 4건의 거래가 있었다. 매매가격은 토지기준 3.3㎡당 1000만~1200만원으로 지역 평균을 유지하고 있었다. 안쪽에 나 홀로 떨어져 있는 상사마을은 2018년 토지 3.3㎡당 840만원에 거래된 단독주택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내촌마을 좌우에 위치한 신대마을, 새말마을의 경우 2018년 거래는 없었으며 2017년 900만 원대 후반에서 1000만원에 초중반에 거래가 있었다. 총액으로 살펴보면 상사마을은 5억대 중후반, 부석이나 새말은 8억대, 내촌과 신대는 8억에서 10억대 전후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면적이 작은 상사마을 제외한 나머지 4곳 마을의 경우 평균 대지면적이 265㎡, 건축면적이 130~190㎡사이였다. 8억원대에 구옥을 매입한 경우 리모델링할 경우 10억원 전후, 신축을 경우에도 12억~14억원대 전후의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10억원 정도만으로 서울에서 80평형대 대지의 단독주택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근의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가 평균이 10억5500만원, 마곡동 마곡엠밸리10단지 전용 35평의 실거래가가 10억2500만원이었다. 이를 감안해 본다면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보인다.
용적률과 건폐율 제한이라는 오래된 규제와 김포공항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개화동의 개성을 만들어 냈다. 물론 오랜기간 규제를 받아왔던 원주민들은 지금도 적극적으로 용도지역‧종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 개화동이라는 선택지가 우리 사회의 주거의 다양성과 개성을 지키고 선택의 폭을 늘려주는 요소로 남아주었으면 한다.
글=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서울 속 전원주택 단지, 개화동 다섯 마을
김포아라대교를 건너 서울 남부순환도로로 들어서는 왕복 10차선 개화동로에 들어서면 나지막한 뒷산 아래 질서 있게 모여 있는 단독주택이 200여채 남짓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서는 공항고속도로나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흔히 보는 풍경이다. 참 한적해 보이는 이 곳이 한때 연예인 정형돈이 거주하며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던 개화동이다.
개화동은 위치상으로 서울 서쪽 끝인 강서구에서도 가장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직선거리로 1.7km로 가까운 편이다. 예전에는 서울에서 외곽동네 중 하나 정도로 인식됐다. 이제는 중간에 마곡지구가 조성되면서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주택단지가 됐다. 서울에서 보통 주택들이 몰려 있는 지역은 단독주택 보다는 빌라들이나 다가구·대세대들이 집중됐다. 도로구획도 반듯하지 않고, 골목도 지저분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개화동만은 다르다. 서울임에도 경기도 외곽에 기획된 주택단지들처럼 나란히 조성됐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개화동은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보다 낮은 가격에 2층짜리 주택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새로운 부촌으로 뜨고 있다는 개화동의 과거와 현재를 꼼꼼히 짚어봤다.
대화동로 동측과 개화산(128m) 사이에 개화동이 있다. 상사‧부석‧신대‧내촌‧새말마을 등 5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이들 마을은 1979년 취락구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신규 조성 됐다. 취락구조개선사업이란 기존의 새마을 사업으로 농촌 주택 지붕을 슬레이트로 바꾸는 사업이었다. 동네 주택을 다 헐어내고 구획을 정리해 택지를 조성해 집을 새로 지었다. 조성 당시 도심과 가까운 전원주택 소개되기도 했다. 건축비가 없는 원주민들은 이축권(집 지을 권리)을 매매해 외곽으로 밀려나고 오히려 외지인들의 들어왔다는 얘기가 있었다. 지금의 재개발‧재건축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일대는 지금도 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건폐율 50%, 용적률 100%를 적용받고 있다. 2층 이하 층수만 허용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경우 1종 일반지역으로 용도상향해줄 것을 장기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난개발이 되지 않는 요인이 됐다. 서울의 다른 단독주택단지와는 다르게 구옥이 빌라촌으로 난개발 되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개방감 있는 구옥들, 개성 있는 신축주택들
지난달 평일 오후에 방문한 개화동 골목길은 인상적이었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고 상업시설도 전무하다 보니 동네 분위기는 조용했다. 더구나 각 주택별 대진면적이 265㎡(80여 평)에 달하고 건폐율도 50%에 불과해 집집마다 면적 120㎡가 넘는 정원과 주차장을 가지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개방감이 느껴졌다. 층고도 2층으로 제한돼 김포공항까지 넓은 조망권이 확보되어 있었다. 개화산에서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이나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반려견들의 소리에 진짜 전원주택 단지를 방문한 느낌이었다.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자 놀라운 풍경이 벌어졌다. 각각의 개성과 스타일을 살린 신축 주택들이 즐비했다. 마치 단독주택 전시장을 야외에 차려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구옥들과는 다르게 한 집도 같은 형태 및 재료로 지어지지 않았다. 저마다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어 단독 주택 신축을 준비하는 건축주들에게 좋은 학습 공간으로 보였다. 기존 주택들도 담장을 허물고 정원이나 주차장을 만들거나, 각각의 개성으로 살려 다양하게 리모델링했다. 신축 주택 못지않은 개성을 보여줬다. 정원수들의 푸릇함이 돌아오는 봄여름이 되면 개별 주택들의 개성이 더욱 나타나면서 계절감을 듬뿍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개화동의 단독주택 유형을 밸류맵에서 임의로 구분해 보았다. ▲외형과 내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기본형 ▲외형은 구옥 그대로지만 단열이나 화장실·주방 등을 개보수한 내부개선형 ▲담장을 터서 주차장을 만들고 내‧외부를 부분적으로 수리한 부분 리모델링형 ▲기존 주택의 골조만 남기고 전체를 리모델링하거나 증축한 전체 리모델링형 ▲기존 주택을 허물고 새롭게 신축한 유형 등 5가지 정도로 나뉘었다.
신축 혹은 전체 리모델링형 주택은 마을 안쪽에 집중 분포됐다. 개화산과 인접하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마을 안쪽의 선호도가 높았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는 그만큼 새로 지은 깨끗한 집들이 몰려 있었다. 반면 도로변이나 상사마을이 경우에는 개보수를 하지 않은 구옥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도로변의 경우에는 소음이나 분진 등의 이유로 외부인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떨어졋다. 상사마을의 경우 다른 4곳의 마을 평균면적이 265㎡에 비해 200㎡로 작은 편이었다. 외지에 떨어져 있다보니 투자가 적고, 신축보다는 구옥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이라고는 하지만…생활편의시설 '절대' 부족
교통 여건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개화역이 도보 혹은 마을버스를 통해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다. 김포공항과 인접함으로 얻어지는 올림픽대로, 공항고속도로, 내부순환도로, 방화대교 등의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다만 생활편의시설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요즘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편의점이 5개 마을 어디에도 없었다. 점방 정도로 표현해야 하는 슈퍼가 마을마다 한 곳 정도 있을 뿐이었다. 편의점을 이용하려면 개화역사까지 이동해야 했다. 당연히 은행, 마트, 의원, 약국 등도 없다. 간단하게 식사할 식당이나 분식점 커피숍 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교육이나 보육여건까지 보태면 거주를 기피할만한 조건이었다. 일단 5개 마을 내에 유치원 및 어린이집은 전무한 상태였다. 초등학교는 내촌마을 아래쪽에 있는 개화초등학교 뿐이었다. 어느 마을에 살건 이 학교로 배정이 된다. 상사마을 기준으로 1.7km 이상 이동해야 한다. 재학생은 2018년 기준 165명이다. 마을 안에 상업시설은 부동산 사무실 두어 곳과 내촌마을에 위치한 세탁소가 전부였다. ◆꾸준히 상승하는 개화동 집값, 대장주는 내촌마을
마을별로 가격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거래가 적다보니 비교는 어려웠다. 2018년 5개 마을 전체 거래건수가 8건에 불과했다. 범위를 늘려보면 거래건수가 제법 있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개화동 5개 마을 총 거래건수는 74건이었다. 해마다 10여건 중반 정도가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동 주택의 총 필지수가 대략 340여개로 이중 사무실이나 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제외하고 300채 정도의 주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전체 물량의 5% 정도가 해마다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토지를 기준으로 2014년에는 3.3㎡당 774만이었던 평단가가 작년에는 1166만원으로 50% 가량 상승했다. 해마다 평균 100만원 정도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면적도 가장 넓고 개화역과 가장 가까운 내촌마을의 인기가 높았다. 2014년 이후 총 27채의 거래가 이뤄져 전체 거래건수의 36.4%가 내촌마을에서 이뤄졌다. 2018년 기준으로 토지 평단가는 1400만원 수준으로 평균에 비해서도 200만원 이상 높은 편이었다.
부석마을의 경우 지난해 4건의 거래가 있었다. 매매가격은 토지기준 3.3㎡당 1000만~1200만원으로 지역 평균을 유지하고 있었다. 안쪽에 나 홀로 떨어져 있는 상사마을은 2018년 토지 3.3㎡당 840만원에 거래된 단독주택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내촌마을 좌우에 위치한 신대마을, 새말마을의 경우 2018년 거래는 없었으며 2017년 900만 원대 후반에서 1000만원에 초중반에 거래가 있었다. 총액으로 살펴보면 상사마을은 5억대 중후반, 부석이나 새말은 8억대, 내촌과 신대는 8억에서 10억대 전후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면적이 작은 상사마을 제외한 나머지 4곳 마을의 경우 평균 대지면적이 265㎡, 건축면적이 130~190㎡사이였다. 8억원대에 구옥을 매입한 경우 리모델링할 경우 10억원 전후, 신축을 경우에도 12억~14억원대 전후의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10억원 정도만으로 서울에서 80평형대 대지의 단독주택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근의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가 평균이 10억5500만원, 마곡동 마곡엠밸리10단지 전용 35평의 실거래가가 10억2500만원이었다. 이를 감안해 본다면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보인다.
용적률과 건폐율 제한이라는 오래된 규제와 김포공항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개화동의 개성을 만들어 냈다. 물론 오랜기간 규제를 받아왔던 원주민들은 지금도 적극적으로 용도지역‧종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 개화동이라는 선택지가 우리 사회의 주거의 다양성과 개성을 지키고 선택의 폭을 늘려주는 요소로 남아주었으면 한다.
글=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