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주민들 "10년째 예타 못넘었는데…3기 신도시만 특혜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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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대책 역차별·공급과잉
일산 집값 5천만원 폭락
일산 집값 5천만원 폭락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을 두고 위례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이 ‘역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8곳에선 아직 착공조차 못한 교통망이 수두룩해서다. 10년째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만 받고 있는 노선도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2기 신도시 주민들은 광역교통망 구축비용까지 부담했지만 대부분 교통망 계획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며 “서울 인접 지역에 광역교통망까지 신속하게 갖추는 3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건 2기 신도시에 대한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10년째 착공도 못한 노선 수두룩
2기 신도시 10곳 중 판교·광교를 뺀 8곳은 교통 오지로 불린다. 입주 6년차인 위례신도시는 계획된 4개 철도사업 중 착공에 들어간 노선이 하나도 없다. 위례신사선은 추진 10년 만인 지난해 10월에야 겨우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다. 8호선 추가역은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개통이 올해 말에서 2021년으로 미뤄졌다. 10년간 민자적격성 문턱을 넘지 못한 위례 트램사업은 결국 재정사업으로 재추진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에 예정된 김포도시철도는 개통일이 당초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7월로 늦춰졌다. 레미콘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지난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터라 개통일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양주 옥정지구는 지하철은커녕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향하는 광역버스조차 없다. 7호선 도봉산역과 양주 옥정을 잇는 도봉산옥정선 사업은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유찰돼 표류해왔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교통망 확충에 수조원을 이미 부담했다. 정부는 신도시 조성 전 교통사업비 명목으로 2기 신도시 입주민들로부터 17조8000억원을 걷었다. 주로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광역교통망 확충이 수년째 늦어지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부랴부랴 2기 신도시 교통대책도 함께 내놨다. 입주민 부담금이 투입된 사업은 예타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올 4월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타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선 “이제 와서 예타만 통과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원성이 잦다. 예타 수혜를 입을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2007년부터 예타를 받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입주 당시 광역교통개선부담금 명목으로 5000억원을 냈다. 예타 통과 뒤에도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등을 거치면 착공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된다. 이후 공사기간만 최소 5년이다.
예타를 통과한다 해도 공기 지연 변수가 많다. 별내신도시에 예정된 8호선 연장 별내선(암사역~별내역)은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1년 늦어졌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2년에서 2023년 9월께로 연기됐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 해도 예타 통과 후 실제 개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산 집값 5000만원 급락
이달 7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1·2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일산신도시에선 5000만원 이상 가격을 내린 ‘급매’가 쏟아졌다. 4억8000만원을 호가하던 일산 후곡 16단지 동아코오롱(전용면적 84㎡)은 신도시 발표 직후인 8일 4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단지에선 호가를 3000만~5000만원 내린 급매물만 6건이 나왔다. 일산동 K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달라’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선 한빛마을 3단지 자유로아이파크(전용 84㎡) 호가가 3기 신도시 발표 전 3억원에서 발표 후 2억7900만원으로 2100만원 하락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1주일 전만 해도 3억원대였지만 신도시 발표 후 2억7000만~2억8000만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3기 신도시 철회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까지 계획 중이다. 일산 주민들은 ‘일산신도시연합회’를 구성해 오는 12일 일산 운정행복센터 사거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블로그 등에는 ‘다음 선거 때 보자’ ‘본인 지역구를 제물로 삼았다’ 같은 댓글이 수십 건 달려 있다. 정치권에선 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지역구(경기 고양시정)가 아니라 비례대표로 나올 것이란 얘기가 돈다. 운정신도시 주민들도 12일 운정행복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양길성/배정철 기자 vertigo@hankyung.com
2기 신도시 10곳 중 판교·광교를 뺀 8곳은 교통 오지로 불린다. 입주 6년차인 위례신도시는 계획된 4개 철도사업 중 착공에 들어간 노선이 하나도 없다. 위례신사선은 추진 10년 만인 지난해 10월에야 겨우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다. 8호선 추가역은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개통이 올해 말에서 2021년으로 미뤄졌다. 10년간 민자적격성 문턱을 넘지 못한 위례 트램사업은 결국 재정사업으로 재추진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에 예정된 김포도시철도는 개통일이 당초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7월로 늦춰졌다. 레미콘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지난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터라 개통일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양주 옥정지구는 지하철은커녕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향하는 광역버스조차 없다. 7호선 도봉산역과 양주 옥정을 잇는 도봉산옥정선 사업은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유찰돼 표류해왔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교통망 확충에 수조원을 이미 부담했다. 정부는 신도시 조성 전 교통사업비 명목으로 2기 신도시 입주민들로부터 17조8000억원을 걷었다. 주로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광역교통망 확충이 수년째 늦어지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부랴부랴 2기 신도시 교통대책도 함께 내놨다. 입주민 부담금이 투입된 사업은 예타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올 4월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타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선 “이제 와서 예타만 통과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원성이 잦다. 예타 수혜를 입을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2007년부터 예타를 받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입주 당시 광역교통개선부담금 명목으로 5000억원을 냈다. 예타 통과 뒤에도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등을 거치면 착공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된다. 이후 공사기간만 최소 5년이다.
예타를 통과한다 해도 공기 지연 변수가 많다. 별내신도시에 예정된 8호선 연장 별내선(암사역~별내역)은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1년 늦어졌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2년에서 2023년 9월께로 연기됐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 해도 예타 통과 후 실제 개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산 집값 5000만원 급락
이달 7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1·2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일산신도시에선 5000만원 이상 가격을 내린 ‘급매’가 쏟아졌다. 4억8000만원을 호가하던 일산 후곡 16단지 동아코오롱(전용면적 84㎡)은 신도시 발표 직후인 8일 4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단지에선 호가를 3000만~5000만원 내린 급매물만 6건이 나왔다. 일산동 K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달라’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선 한빛마을 3단지 자유로아이파크(전용 84㎡) 호가가 3기 신도시 발표 전 3억원에서 발표 후 2억7900만원으로 2100만원 하락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1주일 전만 해도 3억원대였지만 신도시 발표 후 2억7000만~2억8000만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3기 신도시 철회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까지 계획 중이다. 일산 주민들은 ‘일산신도시연합회’를 구성해 오는 12일 일산 운정행복센터 사거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블로그 등에는 ‘다음 선거 때 보자’ ‘본인 지역구를 제물로 삼았다’ 같은 댓글이 수십 건 달려 있다. 정치권에선 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지역구(경기 고양시정)가 아니라 비례대표로 나올 것이란 얘기가 돈다. 운정신도시 주민들도 12일 운정행복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양길성/배정철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