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전국 집값이 하락하면서 집을 담보로 노후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에 일단 가입하면 집값이 하락해도 월 지급액이 보장되는 만큼 하루라도 일찍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분기 주택연금 가입자는 3384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2063명)에 비해 약 13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가격 하락과 기대수명 연장 등을 종합해 매년 지급액을 재산정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3월 월 지급액을 평균 1.5% 낮춰 4월부터 하락한 연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매년 1분기 3월을 기준으로 월 지급액이 변동되는데 주택가격 하락으로 지급액이 줄어들기 전에 연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택연금은 집값, 금리, 평균 수명 등을 고려해 정해진 연금액을 사망할 때까지 받는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월 지급액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되면서 10월에는 직전 달보다 연금 보증액이 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 자문업체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실거래가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7%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울산(-2.4%) 강원(-1.9%) 서울(-1.7%)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6만3436명에 이른다. 2008년 1210명에 불과했지만 10년 사이 60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3년간 매년 1만 명 이상 가입한 결과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