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떨어지자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러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대 초반까지 하락
1년새 연 1%P↓ '최저 수준'
2억 대출 이자, 월 13만원 줄어
1년새 연 1%P↓ '최저 수준'
2억 대출 이자, 월 13만원 줄어
서울 상도동 H아파트에 사는 주부 박모씨(42)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를 고려하고 있다. 그는 변동금리형 주담대로 연 3.9%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최근 다른 은행에서 금리 견적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고정금리 상품(5년 혼합형)으로 갈아타면 금리를 연 2.7~2.8%로 낮출 수 있어서다. 박씨는 3년 전 7억6000만원짜리 집을 장만하면서 시중은행에서 2억원을 빌렸다. 박씨는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지금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도 충분히 낮다”며 “중도상환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갈아타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갈아타기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최근 1년 사이 연 1%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 수순으로 떨어져서다. 주담대 갈아타기 러시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판매하는 5년 고정형 주담대(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금리는 연 2.27~3.77%로 전주보다 0.06%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이 2006년 혼합형 대출상품을 출시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다. 지난해 금리가 가장 비쌌던 시점(2월 말 연 3.54~5.04%)과 비교하면 금리 차이는 1.27%포인트에 달한다.
다른 시중은행도 속속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연 2.34~3.75%, 우리은행은 연 2.51~3.51%대다. KEB하나은행은 연 2.648~3.748%, 신한은행은 연 2.66~3.67%를 적용한다.
신용등급이 높은 이들은 관리비 자동이체, 급여이체, 카드발급, 카드사용실적 등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최저 금리 수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 은행들이 고시하는 최저금리는 장애인이나 다문화가정 우대금리 등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조건이 포함돼 있어 실제 적용되는 금리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실제 최저금리는 연 2.63% 수준이다. 그럼에도 작년 2월 말 금리(3.84%)에 비해선 1.21%포인트 낮다. 2억원의 주담대(30년 만기 기준)를 갈아타면 한 달에 내는 원리금이 93만6000원에서 80만3000원으로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상담을 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갈아타기를 고려한다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수수료로 인한 손해가 더 크면 기존 대출 계약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중도상환 수수료율과 조건은 금융회사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대출 후 3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없어진다. 수수료율은 보통 1%대 초·중반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져 3년이 지나면 0%가 된다. 또 담보인정비율(LTV) 축소에 따라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 노려라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라면 다음달 말 출시되는 ‘제2안심전환대출’을 노려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는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대출한도 축소 없이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상품으로 대출 갈아타기를 할 때 예외적으로 종전 대출규제 수준인 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에 LTV 70%를 꽉 채워 대출받았을 경우 대출을 갈아탈 때 원금 일부를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시중은행 고정금리가 최저 연 2.33%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연 2%대 초반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2015년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안심전환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로 책정할 방침이다. 당시 금리는 연 2.55~2.65%였다. 시가 9억원 이상의 주택은 고가 주택으로 간주돼 가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민 실수요자 중심의 부담 완화를 위해 추후 별도의 소득 요건도 두기로 했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아니더라도 변동금리대출보다는 고정금리대출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시중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금융채(5년물)와 연동한 고정금리형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졌다”며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대체로 저렴한 데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시중금리가 떨어져도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이를 반영하는 까닭에 고정금리형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 변동금리 대출이 더 유리해진다. 요즘 같은 금리 하락기에는 앞으로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고정금리 대출이 좋을지 코픽스 연동 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지는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기간 중 금리 변동 가능성, 중도상환 수수료, 대출 규제 등을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주담대 갈아타기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최근 1년 사이 연 1%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 수순으로 떨어져서다. 주담대 갈아타기 러시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판매하는 5년 고정형 주담대(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금리는 연 2.27~3.77%로 전주보다 0.06%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이 2006년 혼합형 대출상품을 출시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다. 지난해 금리가 가장 비쌌던 시점(2월 말 연 3.54~5.04%)과 비교하면 금리 차이는 1.27%포인트에 달한다.
다른 시중은행도 속속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연 2.34~3.75%, 우리은행은 연 2.51~3.51%대다. KEB하나은행은 연 2.648~3.748%, 신한은행은 연 2.66~3.67%를 적용한다.
신용등급이 높은 이들은 관리비 자동이체, 급여이체, 카드발급, 카드사용실적 등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최저 금리 수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 은행들이 고시하는 최저금리는 장애인이나 다문화가정 우대금리 등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조건이 포함돼 있어 실제 적용되는 금리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실제 최저금리는 연 2.63% 수준이다. 그럼에도 작년 2월 말 금리(3.84%)에 비해선 1.21%포인트 낮다. 2억원의 주담대(30년 만기 기준)를 갈아타면 한 달에 내는 원리금이 93만6000원에서 80만3000원으로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상담을 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갈아타기를 고려한다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수수료로 인한 손해가 더 크면 기존 대출 계약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중도상환 수수료율과 조건은 금융회사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대출 후 3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없어진다. 수수료율은 보통 1%대 초·중반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져 3년이 지나면 0%가 된다. 또 담보인정비율(LTV) 축소에 따라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 노려라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라면 다음달 말 출시되는 ‘제2안심전환대출’을 노려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는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대출한도 축소 없이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상품으로 대출 갈아타기를 할 때 예외적으로 종전 대출규제 수준인 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에 LTV 70%를 꽉 채워 대출받았을 경우 대출을 갈아탈 때 원금 일부를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시중은행 고정금리가 최저 연 2.33%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연 2%대 초반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2015년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안심전환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로 책정할 방침이다. 당시 금리는 연 2.55~2.65%였다. 시가 9억원 이상의 주택은 고가 주택으로 간주돼 가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민 실수요자 중심의 부담 완화를 위해 추후 별도의 소득 요건도 두기로 했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아니더라도 변동금리대출보다는 고정금리대출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시중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금융채(5년물)와 연동한 고정금리형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졌다”며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대체로 저렴한 데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시중금리가 떨어져도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이를 반영하는 까닭에 고정금리형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 변동금리 대출이 더 유리해진다. 요즘 같은 금리 하락기에는 앞으로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고정금리 대출이 좋을지 코픽스 연동 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지는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기간 중 금리 변동 가능성, 중도상환 수수료, 대출 규제 등을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