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에…대치·목동 명문학군 '전세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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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8학군 부활하나" 불안
겨울방학 학군 이사철 앞두고
선점 수요 몰려…반전세도 급증
구축까지 한달새 2억원 올라
겨울방학 학군 이사철 앞두고
선점 수요 몰려…반전세도 급증
구축까지 한달새 2억원 올라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가 정시를 확대하고 자립형 사립고와 외국어고·국제고 등을 폐지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치동을 비롯해 양천구 목동 인근으로 학군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인근 구축의 전셋값도 한 달 새 2억원가량 오르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치동 전세 품귀 ‘강남 8학군 부활’
정부의 정시 확대 소식에 학군 1번지인 대치동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셋값은 1주일 새 호가가 5000만~1억원가량 올랐다.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13억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14억5000만원에 임차인을 찾고 있다. 소규모 단지인 ‘대치 SK뷰’도 정시 확대 소식 직후인 지난 25일 전용 93㎡ 전세가 15억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전세 호가는 16억원까지 올라갔다. 대치동 L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정시 확대 소식을 들은 뒤 전세 관련 문의가 많이 쏟아지고 있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하고 있다”며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구를 중심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접한 구축 아파트의 전셋값도 상승하고 있다. 준공 19년차인 ‘대치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지난달 9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1억원에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급격하게 올라 전세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이 늘었다”며 “통상 학군수요는 11월 이후 몰리는데 좋은 매물을 선점하려는 학부모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아파트는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깝고 단대부고·중대부고·숙명여고 등 강남 8학군 명문 학교가 가까워 대표적인 학군 단지로 꼽힌다. 이들 아파트값은 이미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7억9800만원에 거래된 뒤 정시 확대 발표 후 28억~29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학군 수요는 공교육 수요와 사교육 수요로 나눌 수 있는데 정시 확대와 자사고 폐지 정책은 이 둘 모두를 자극했다”며 “본격적인 학군 이사철인 11월 이후를 봐야 하겠지만 학부모들이 명문학군을 위해 대거 대치동에 전셋집을 구하는 ‘대전족(대치동 전세족)’ 현상이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 전셋값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를 발표한 7월 중순 이후 14주 연속 상승했다. 7월 22일부터 누적 1.03%의 상승률을 보였다.
목동·중계동 연쇄 상승 가능성
강남구 다음으로 학원이 밀집한 양천구 목동의 집값과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양천구 일대는 월촌·목운·신목·목일중학교를 비롯해 자사고인 양정고, 한가람고, 일반고인 강서고 등 선호도 높은 학교가 밀집해 있다. 학교교습학원(입시검정, 보습 등)이 총 1027곳으로, 강남구(1768곳) 다음으로 많다. 목동은 구로, 강서, 광명, 영등포, 마포, 서대문구 등 서울 서부권의 교육 수요가 찾는 지역이다. 신정동 H공인 관계자는 “전세 거래가 12~2월에 집중되는데 지난주 발표 영향으로 벌써 전세물건을 찾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의 대표적 학원가인 노원구 중계동과 신흥 교육 중심지로 떠오르는 마포구는 아직 거래가 잠잠하다. 강남구 개포동·일원동 일대에 대치동 아파트 수요를 흡수할 만한 아파트가 다수 들어선 데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학교·고등학교 학군이 부족해서다. 중계동 S공인 관계자는 “노원이나 도봉에서 강북 학원가로 넘어오는 수요가 있지만 정시 확대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신 강남 전셋값이 급격히 오르는 바람에 중계동 일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문의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신흥 교육 중심지로 떠오르는 마포구 대흥동 일대도 아직은 잠잠하다. 대흥동 C공인 관계자는 “중·고등학교보다는 대학이 많아 특목고 폐지와 정시 확대 소식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것 같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의 정시 확대 움직임이 강남 8학군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개포동 일대에 중·대형 단지가 들어서면서 수요가 분산되고 있고, 양천과 마포구로 교육 수요가 분산돼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민경진/최다은 기자 bjc@hankyung.com
대치동 전세 품귀 ‘강남 8학군 부활’
정부의 정시 확대 소식에 학군 1번지인 대치동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셋값은 1주일 새 호가가 5000만~1억원가량 올랐다.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13억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14억5000만원에 임차인을 찾고 있다. 소규모 단지인 ‘대치 SK뷰’도 정시 확대 소식 직후인 지난 25일 전용 93㎡ 전세가 15억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전세 호가는 16억원까지 올라갔다. 대치동 L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정시 확대 소식을 들은 뒤 전세 관련 문의가 많이 쏟아지고 있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하고 있다”며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구를 중심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접한 구축 아파트의 전셋값도 상승하고 있다. 준공 19년차인 ‘대치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지난달 9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1억원에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급격하게 올라 전세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이 늘었다”며 “통상 학군수요는 11월 이후 몰리는데 좋은 매물을 선점하려는 학부모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아파트는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깝고 단대부고·중대부고·숙명여고 등 강남 8학군 명문 학교가 가까워 대표적인 학군 단지로 꼽힌다. 이들 아파트값은 이미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7억9800만원에 거래된 뒤 정시 확대 발표 후 28억~29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학군 수요는 공교육 수요와 사교육 수요로 나눌 수 있는데 정시 확대와 자사고 폐지 정책은 이 둘 모두를 자극했다”며 “본격적인 학군 이사철인 11월 이후를 봐야 하겠지만 학부모들이 명문학군을 위해 대거 대치동에 전셋집을 구하는 ‘대전족(대치동 전세족)’ 현상이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 전셋값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를 발표한 7월 중순 이후 14주 연속 상승했다. 7월 22일부터 누적 1.03%의 상승률을 보였다.
목동·중계동 연쇄 상승 가능성
강남구 다음으로 학원이 밀집한 양천구 목동의 집값과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양천구 일대는 월촌·목운·신목·목일중학교를 비롯해 자사고인 양정고, 한가람고, 일반고인 강서고 등 선호도 높은 학교가 밀집해 있다. 학교교습학원(입시검정, 보습 등)이 총 1027곳으로, 강남구(1768곳) 다음으로 많다. 목동은 구로, 강서, 광명, 영등포, 마포, 서대문구 등 서울 서부권의 교육 수요가 찾는 지역이다. 신정동 H공인 관계자는 “전세 거래가 12~2월에 집중되는데 지난주 발표 영향으로 벌써 전세물건을 찾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의 대표적 학원가인 노원구 중계동과 신흥 교육 중심지로 떠오르는 마포구는 아직 거래가 잠잠하다. 강남구 개포동·일원동 일대에 대치동 아파트 수요를 흡수할 만한 아파트가 다수 들어선 데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학교·고등학교 학군이 부족해서다. 중계동 S공인 관계자는 “노원이나 도봉에서 강북 학원가로 넘어오는 수요가 있지만 정시 확대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신 강남 전셋값이 급격히 오르는 바람에 중계동 일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문의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신흥 교육 중심지로 떠오르는 마포구 대흥동 일대도 아직은 잠잠하다. 대흥동 C공인 관계자는 “중·고등학교보다는 대학이 많아 특목고 폐지와 정시 확대 소식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것 같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의 정시 확대 움직임이 강남 8학군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개포동 일대에 중·대형 단지가 들어서면서 수요가 분산되고 있고, 양천과 마포구로 교육 수요가 분산돼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민경진/최다은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