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관계자가 카타르 도하의 이링(E-RING)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도로 뒤로 알투마마 월드컵경기장이 보인다.  최진석  기자
대우건설 관계자가 카타르 도하의 이링(E-RING)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도로 뒤로 알투마마 월드컵경기장이 보인다. 최진석 기자
카타르 도하공항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 정도 달리자 이링(E-RING)고속도로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체감온도가 40도를 훌쩍 넘는 열기 속에서 근로자들은 수건을 뒤집어 쓴 채 부지런히 움직였다. 도로 너머로 알투마마 월드컵경기장도 뼈대를 갖춰가고 있었다.

이링은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2017년 발주한 사업이다. 공사현장에서 만난 송상준 현장소장(상무)은 “도로 신설과 함께 3층 규모의 입체교차로 두 개와 2층 교차로 한 개를 설치하는 공사”라며 “현재 공정률은 72%로 내년 8월 준공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개통한 뉴오비탈고속도로 4공구(42㎞) 공사에 이어 이번 공사도 차질 없이 진행하자 카타르 정부가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사업이 현지에서 호평받으면서 신규 수주에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이 성장동력 역할을 해줄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이링고속도로 공사는 기존 도로 4.5㎞ 확장과 4㎞ 신설 구간에 왕복 8~14차선의 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5억9000만달러(약 6900억원) 규모다. 송 상무는 “해외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수록 신규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연이은 해외 사업 수주 소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만 5조원짜리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 사업과 함께 전쟁 후 국가 재건에 나선 이라크에서 알 포 신항만 도로공사(850억원 규모)와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1017억원)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베트남에선 행정복합도시인 ‘스타레이크 시티’를 조성 중이다.

박찬용 해외현장PM(상무)은 “알 포 신항만 사업은 해군기지, 정유공장, 주택단지 등 후속공사가 계속 발주될 예정”이라며 “발주처와의 신뢰관계를 통해 이라크를 나이지리아를 잇는 제2의 대표 해외 전략거점 시장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2025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하고 매출의 절반가량(45%)을 해외 사업에서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해외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9월 방글라데시에서 6억3000만달러(약 7544억원) 규모의 대형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엔터테인먼트 도시를 짓는 총사업비 9조원 규모의 ‘키디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에서 40억달러(약 4조6000억원)에 가까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카타르=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