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풍선효과'…9억·15억으로 향하는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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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대출규제의 역설
13억~14억 아파트 "15억원 목표"
수원 광교, 9억→12억으로 '껑충'
대출규제 없는 4억~7억 단지
"9억원까지 걸림돌 없다" 급상승
13억~14억 아파트 "15억원 목표"
수원 광교, 9억→12억으로 '껑충'
대출규제 없는 4억~7억 단지
"9억원까지 걸림돌 없다" 급상승
![정부가 12·16 대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아파트 가격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기준이 되는 9억원과 15억원으로 수렴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912/AA.21317999.1.jpg)
초고가 아파트 호가 15억원 밑으로
![중저가 '풍선효과'…9억·15억으로 향하는 집값](https://img.hankyung.com/photo/201912/AA.21319677.1.jpg)
재건축 추진 단지인 과천주공5단지 전용 103㎡ 호가는 17억~18억원에서 14억8000만~14억9000만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이 겹치면서 호가가 크게 조정됐다.
서울에선 올가을 전용 84㎡ 실거래가격이 15억원을 돌파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를 조정하는 분위기다.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는 14억7000만~14억9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달 초 15억3000만원까지 호가하던 주택형이다. 인근 G공인 대표는 “대출이 불가능해지면 거래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에 시세를 14억원 후반대에 맞추자는 이야기가 집주인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귀띔했다.
15억원 미만은 ‘풍선효과’
반면 15억원 미만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성동구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84㎡는 지난 16일 14억96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 10월 14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2차(전용 59㎡)도 지난 26일 13억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달(12억원) 대비 한 달 만에 1억원 뛰었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수할 계획이던 이들이 이 지역으로 옮겨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선 경기 수원시 이의동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지난달 초 9억원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이달 들어 12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현재 호가는 12억3000만~13억원 수준이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전용 84㎡실거래가격이 10억원 안팎인 광교신도시에선 상승세가 주춤할 뿐 호가가 떨어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대출 규제에서 벗어난 9억원 미만 단지도 상승세다. 경기 일산동구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 전용 84㎡는 지난 21일 7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초 7억원을 넘어선 뒤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4억6000만원에 거래된 팔달구 화서 주공3단지 전용 84㎡는 이달 18일 4억88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출 규제 기준 가격 언저리에 거래된 단지도 있다. 지난 25일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전용 84㎡는 8억99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집주인은 당초 9억원이던 호가를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100만원 낮췄다. 영등포구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79㎡는 16일 8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9억원이 대출 기준 가격이다 보니 9억원에 나온 매물도 100만~300만원 깎아 계약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9억·15억원이란 대출 기준 값에 맞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대책이 수요 억제 위주여서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길성/안혜원/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