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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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새 아파트에서 전셋집을 찾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집주인의 거주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서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분양가 상한제 대상 단지와 공공택지 민간아파트가 대상이다. ‘임대차 3법’ 시행까지 맞물려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준공 직후 집주인 입주해야

4일 국회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원욱·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뒤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대안을 반영한 안건이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본지 7월28일자 A4면 참조

개정안은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거주의무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은 정부가 조성하는 공공택지의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만 1~5년의 거주의무가 주어졌다. 앞으론 공공택지의 민간분양 아파트는 물론 재개발·재건축 같은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거주의무가 생긴다. 최대 5년의 범위다. 국토교통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주택가격의 시세 대비 수준에 따라 2~3년의 기간을 두는 걸 고려하고 있다.
[집코노미] 신축 아파트 전세 사라진다
문제는 거주의무가 발생하는 시점이다. 개정안 조문은 최초입주가능일부터 거주해 5년 이내의 기간을 채워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 준공 직후부터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 같은 사실을 등기부등본에 부기해 명시해야 한다. 거주의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신축 아파트 전세는 완전히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잔금이 모자랄 경우 통상 전세 세입자를 받아 치른 뒤 2~4년 후 직접 입주한다. 그러나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거주의무가 생기면 이 같은 방법은 불가능해진다. 대출까지 줄어든 상황이어서 처음부터 현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아예 분양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내년 분양 단지부터 적용

개정안은 법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일부 지역에서 내년 1월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 경우 2023년 하반기께부터 준공되는 아파트에선 입주와 동시에 전세를 놓을 수 없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급변하는 임대차제도와 맞물리면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 신축 아파트의 ‘입주장’이 전세시장에 주는 영향이 사라지게 됐다”면서 “단기적으로 임대료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체류 등의 예외에 해당될 경우엔 해당 주택에 거주한 것으로 간주한다. 구체적인 예외 사유는 향후 주택법 시행령을 통해 규정된다. 거주의무기간 안에 이사를 가야할 경우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매입을 신청해야 한다. LH는 정기예금 평균이자율 등을 따져 매입한 뒤 해당 주택을 임대주택이나 수급 조절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