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입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대 이하 비중 역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젊은 층의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속되는 2030 '패닉바잉'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는 1790건으로, 전체 거래량(4795건)의 37.3%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연령대별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0대 매입 비중은 지난 3월 30.2%에서 4월 28.5%로 하락했다가 △5월 29.0% △6월 32.4% △7월 33.4% △8월 36.9% 등 매달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연령별 매입 비중은 30대가 가장 높고 40대(27.3%), 50대(15.9%), 60대(9.6%)가 뒤를 이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30대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49.3%)였다. 인기 주거지역으로 떠오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30대 매수세가 돋보였다. 성동구(47.7%), 마포구(42.3%), 용산구(39.5%) 모두 30대 매입 비중이 컸다. 강서구(45.7%), 노원구(41.8%), 구로구(41.7%), 영등포구(40.3%) 등 외곽지역에도 30대 매수세가 몰렸다.

2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도 상승세다. 올 들어 2~3%대에 머물다가 지난달 4.3%로 높아졌다. 20대 이하와 30대를 더한 매입 비중은 41.6%에 달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10건 중 4건을 2030세대가 사들인 셈이다.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감소세다. 7월 1만6002건에서 8월 6880건, 9월 4795건으로 줄어들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확실히 안정된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함)에 나선 30대의 패닉바잉이 쉽사리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비중을 늘린 ‘7·10 대책’에 이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까지 공개했지만 젊은 층의 패닉바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