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집값에 발목 잡힌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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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자 공고 앞두고 민투심의 연기
거듭된 지연에 내년 착공도 미지수
올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변수
거듭된 지연에 내년 착공도 미지수
올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변수
지난해 정부 타당성평가를 통과한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개발사업이 사업시행자(제3자) 선정을 앞두고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가 의뢰한 제 3자 제안 공고안 심의가 연기되면서다. 최초 사업제안부터 4년여를 끌어온 사업이 번번이 지연되면서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는 반세기만에 서울 강남권에서 추진되는 가장 큰 규모의 개발사업이다. 사업비 2조2280억원을 들여 송파구 잠실동 잠실운동장 일대 33만여㎡에 코엑스 3배 크기의 전시장과 회의시설, 스포츠콤플렉스, 야구장과 수영장, 마리나, 900실 규모의 호텔, 문화·상업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 사업은 지난해 5월 사업추진 3년 반 만에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정책과 관계자는 “민투심의는 필요할 때 언제든 열 수 있다”면서도 “오는 1분기(1~3월) 안에 올해 민간투자사업계획 논의를 위해 열리는 위원회에서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심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 따른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강남구 대치동과 청담동, 삼성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한때 잡히는 듯 했던 강남 집값은 최근 매수세가 몰리면서 최고가를 경신,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풍선효과로 도곡동과 개포동, 역삼동 등 인근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르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사업이 강남 집값에 발목이 잡힌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서울시가 타당성평가를 의뢰할 당시에도 강남 부동산시장이 요동치면서 결과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정부 타당성평가는 의뢰한 지 2년이 지난 2020년 5월에야 결과가 나왔다. 당시 업계에선 강남권 집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사업추진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중 사업시행자(제3자) 공고를 시작, 올 3월 안에 50년 운영수익권을 가져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고와 자체 재정기획심의 지연으로 일정이 늦춰졌다. 여기에 정부 민투심의까지 연기되면서 준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춰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을 25번째 부동산정책에 대한 시장반응과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추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 동남권사업과 관계자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는 삼성동 코엑스 일대 현대차그룹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와 함께 동남권에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확정된 사업”이라며 “더이상 계획을 늦출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부와 차기 민투심의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정부 민투심의위원회 심의 ‘무기한 연기’
21일 한국경제신문 취재 결과 지난해 12월 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사업 심의를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심의에 앞서 “추가 조율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 심의 첫 단계인 소위원회 안건에서 아예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서울시 측에 심의 연기를 통보하면서 추가 검토할 내용과 차기 심의 일정 등에 대해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인 셈이다.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는 반세기만에 서울 강남권에서 추진되는 가장 큰 규모의 개발사업이다. 사업비 2조2280억원을 들여 송파구 잠실동 잠실운동장 일대 33만여㎡에 코엑스 3배 크기의 전시장과 회의시설, 스포츠콤플렉스, 야구장과 수영장, 마리나, 900실 규모의 호텔, 문화·상업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 사업은 지난해 5월 사업추진 3년 반 만에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정책과 관계자는 “민투심의는 필요할 때 언제든 열 수 있다”면서도 “오는 1분기(1~3월) 안에 올해 민간투자사업계획 논의를 위해 열리는 위원회에서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심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부동산정책 실패 ‘유탄’ 맞은 대형 민자사업
관련 업계는 정부가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사업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심의를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권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형 부동산개발 사업이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어서다. 다음달 설 명절에 앞서 25번째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로 한 국토교통부가 심의 연기를 요청했다는 점에서도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정부는 지난해 6월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 따른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강남구 대치동과 청담동, 삼성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한때 잡히는 듯 했던 강남 집값은 최근 매수세가 몰리면서 최고가를 경신,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풍선효과로 도곡동과 개포동, 역삼동 등 인근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르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사업이 강남 집값에 발목이 잡힌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서울시가 타당성평가를 의뢰할 당시에도 강남 부동산시장이 요동치면서 결과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정부 타당성평가는 의뢰한 지 2년이 지난 2020년 5월에야 결과가 나왔다. 당시 업계에선 강남권 집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사업추진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물건너 간 2025년 준공… 추가 지연 우려도
민투심의 무기한 연기로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10월) 준공하려던 서울시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기관·기업들은 또다시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사업은 지금까지 한국무역협회와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해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카카오 등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중 사업시행자(제3자) 공고를 시작, 올 3월 안에 50년 운영수익권을 가져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고와 자체 재정기획심의 지연으로 일정이 늦춰졌다. 여기에 정부 민투심의까지 연기되면서 준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춰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을 25번째 부동산정책에 대한 시장반응과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추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 동남권사업과 관계자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는 삼성동 코엑스 일대 현대차그룹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와 함께 동남권에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확정된 사업”이라며 “더이상 계획을 늦출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부와 차기 민투심의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