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전통 부촌으로 꼽혔던 동래구가 정비사업을 통해 탈바꿈되고 있다. 노후화된 일대가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새롭게 아파트촌으로 바뀌며 옛 명성을 다시 되찾고 있다. 현재 동래구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만 18곳에나 이르는 등 정비사업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부산시 동래구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구역은 재개발 6곳, 재건축 10곳, 가로주택정비사업 2곳 등 18곳에 달한다. 정비사업 구역 면적만 138만 4572㎡로 택지개발지구 하나가 동래구 내에 조성되는 셈이다. 18곳 정비사업 구역 중 관리처분 이후 사업단계를 밟고 있는 구역만 8개 곳에 이른다. 시공사들도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엔씨(옛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부산의 중심부에 위치한 동래구는 우수한 학군, 편리한 교통망, 풍부한 문화자원, 자연친화적 환경 등으로 부산의 대표 부촌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새로운 주상복합, 해양레저문화를 중심으로 개발된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에 밀리면서 부산의 부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러한 동래구가 최근 활발한 정비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114자료를 보면 지난 3년 간 동래구 아파트 값은 20% 상승하면서 부산 평균 상승률(14%)을 크게 웃돌고 있다. 동래구 명륜동 A공인 관계자는 ”동래구는 정주여건이 좋다 보니 과거 살던 사람들이 몇십년째 거주하고 있어 연령층이 다소 높았다”면서 “하지만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새아파트들도 공급되면서 젊은층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분양을 마친 구역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0월 온천2구역을 재개발한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는 1순위 1302가구 모집에 2만 2468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평균 1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7년 12월 분양한 온천3구역의 ‘e편한세상 동래아시아드’도 1순위에서 25.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8개의 정비사업 구역 중 현재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온천4구역과 안락 1구역이다. 두 곳 모두 철거가 진행되고 있어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 온천4구역(래미안 포레스티지)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오는 2월 분양에 나선다. ‘래미안 포레스티지’는 총 3개 단지로 지하 6층~지상 최고 35층, 36개동, 총 4043가구(전용면적 39~147㎡)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조합원과 임대물량을 제외한 2331가구(전용 49~132㎡)가 일반에 분양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중앙대로, 충렬대로, 번영로, 경부고속도로 구서IC 등 도로망도 가깝다.

안락1재건축 구역은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이며,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오는 5월 분양을 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8층, 총 12개동, 1481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이중 일반분양은 474가구다. 인근에 부산 4호선 충렬사역, 동해선 안락역이 있고, 충렬대로 변영로 원동IC도 가깝다. 충렬초, 혜화초, 안락초, 혜화여중·고, 충렬중·고 등의 교육시설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동래구는 우수한 정주여건으로 부촌으로 꼽혔던 만큼 그동안 단점으로 꼽혔던 노후주거지에 대한 이미지만 개선된다면 부산 최고의 주거지로 부각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