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2차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목동 2단지.   /한경DB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2차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목동 2단지. /한경DB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가 대거 2차 정밀안전진단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안전 진단 호재로 몸값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게다가 ‘2·4 부동산 대책’의 공공주도 사업과 달리 조합의 민간 개발이 가능해 지난달 이후에도 매수세가 꾸준하다. 총 14개 단지, 2만6629가구로 구성된 목동 신시가지의 재건축이 활기를 띠면서 ‘미니신도시 조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목동 2·3·4·10단지 2차 진단 추진

속도내는 목동 재건축…2차 안전진단 '봇물'
양천구청은 지난달 26일 목동 2·3·4·10단지에 대한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의뢰 공문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토안전관리원에 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은 1차로 민간 용역업체에서 수행한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D등급) 결과가 나오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에서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이달 중에는 단지별로 2차 정밀안전진단을 담당할 공공기관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목동 2·3·4·10단지는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을 모두 통과했다. 지난달 9일 목동4단지가 51.66점으로 가장 먼저 1차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목동2단지와 목동3단지는 지난달 10일 각각 52.31점, 51.92점으로 통과했다. 목동10단지도 지난달 22일 50.04점으로 D등급을 받았다.

목동 재건축 아파트 중 2차 정밀안전진단 단계를 밟고 있는 곳은 5·7·11·13단지다. 여기에 2·3·4·10단지가 더해지면서 목동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천구청도 재건축 추진을 전담하는 ‘목동 재건축팀’을 통해 행정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목동 5·11단지의 안전진단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에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다. 목동 5·11단지는 공공기관이 요청한 보완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14개 단지 중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곳은 목동6단지가 유일하다. 목동9단지는 지난해 9월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셨다.

재건축 호재로 신고가 행진

속도내는 목동 재건축…2차 안전진단 '봇물'
재건축 호재로 목동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 목동13단지 전용 98㎡는 지난달 3일 19억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2월 기존 최고가(17억7000만원)보다 1억3500만원 뛰었다. 목동2단지 전용면적 116㎡도 지난달 16일 23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7월 22억75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양천구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2.30%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1.14%)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목동이 ‘2·4 부동산 대책’에서 등장한 공공 주도 개발 방식 대신 민간 재건축이 가능한 사업지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민간 재건축으로 진행된다면 지난달 4일 이후 아파트를 매수하더라도 현금청산을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목동 D공인 관계자는 “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속속 들어오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었다”며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호가가 많게는 1억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목동 지구단위계획 수립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목동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지난해 7월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한 뒤 수정안에 대한 최종 심의를 남겨두고 있다. 1980년대 택지개발지구로 조성된 목동의 지구단위계획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마치면 최종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와 목동 5·11단지 최종 결과에 따라 목동 재건축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조합 설립,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남은 절차가 많아 재건축 완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