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재건축을 위해 조합을 설립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의 신현대 아파트.  /한경DB
민간 재건축을 위해 조합을 설립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의 신현대 아파트. /한경DB
서울 강남 압구정동 대형 면적 아파트가 재건축 기대감을 타고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중소형의 경우 3.3㎡당 1억 원에 거래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전용면적 200㎡에 가까운 대형 평형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는 드물다.

17일 국토교통부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 1차 12동 전용 196㎡가 최근 63억 원과 64억 원에 거래되며 연거푸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3.3㎡당 1억원에 거래된 것이다. 비슷한 규모인 전용 196.㎡의 현대 2차 10동이 연초에 55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세운지 2달 만에 무려 9억원이 올랐다.

정부의 재건축 거주 요건 강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압구정의 재건축 사업속도가 붙은 게 집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압구정 3구역의 경우 지난달 재건축 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달 9일 강남구청에 조합 설립 인가 신청을 접수하는 등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압구정 4구역을 시작으로 속속 조합이 설립되는 가운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 일대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높히면서 조합원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4월 말~5월 초에는 구청에서 조합 설립 인가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야당 후보들이 당선될 경우 재건축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는 분위기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대형 면적의 값이 올라가는 만큼 소형 면적의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뛰고 있다"며 "재건축 기대감이 커 당분간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