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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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즉시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집값이 들썩이자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은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오 시장의 규제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충분한 주택 공급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불안 요인은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이익이 토지주(조합)에 과다하게 귀속될 수 있고 이러한 기대가 재건축 추진 단지와 그 주변 지역의 연쇄적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음으로 시장 안정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완화를 강행할 경우 정부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재건축 규제를 풀려면 도시계획위원회나 시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데 도시계획위원회와 서울시의회는 여당 쪽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주요현안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주요현안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또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완화를 강행했다가 서울 집값이 폭등할 경우 책임론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사실 (재건축 규제완화를 취임 후)'1주일 내 시동을 걸겠다'고 한 말은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나 시의회 조례 개정이 되려면 한두 달, 두세 달 걸리는 일"이라며 "요즘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과열되는 현상도 나타나서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